착한 사람들 자기탐구일지 2014

<이별 뒷풀이>
어디 보자, 그래, 무슨 이야길 했더라... 더듬더듬 복기해본다.

서로 머쓱한지 실실 웃다가,

오빠는 내가 와서 놀랐다고, 이제 보드 접을 줄 알았다며(내가 자기 때문에만 보드 탄 줄 아냐! 흥) ㅋㅋㅋ

그리고 미안했다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때 내가 왜 그렇게 화가 나서 가버렸는지, 왜 계속 서운해했는지 조금 말했고. 이제와서 따져봐야 소용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헤어진 게 결국 서로에게 좋은 일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서로의 상황도 여건도 연애스타일도 너무나 맞지 않았으니까.

그 와중에도 동호회 회원들을 살피는 오빠의 모습에 약간의 서운함이 끼쳐왔지만, 이제 나는 그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를 욕하지도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고 말하는 그는 담담했고, 사랑했다면 그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속으로는 조금 서운하기도 한 게 사실이지만, 그건 내 욕심일 뿐이고, 어쩔 수 없는 일. 앞으로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평온함이 더욱 유익하리라.

<Gentleman, Man>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being a gentleman' 식의 서사라거나, 중세 시대 유럽의 기사도라거나,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숙녀를 대하는 예의와 법도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그 시대로 치면 귀족도 자본가도 아닌 노동자인 사람은 그런 것을 갖추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엘리티즘도 스노비즘도 버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엘리트고 어느 정도는 속물적인 나는 내가 받아 마땅한 대접을 받고자 했을 뿐이지만, 그는 신사도 기사도 되지 못했다.

그저 한 사람의 착한 남자였다.

마음에 있던 말을 다 할 수는 없었지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은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당신, 초라하지 않다고. 오빠가 그렇게 말하면 내 안목이 뭐가 되냐고. 내세울 거 없어도 당신 자체로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나도 좋아했던 거라고.

결국 우리는 둘다 참 착한 사람들이었다.


Love will save your soul!



덧글

  • 김쌀 2014/08/24 11:31 # 삭제 답글

    소로리티 프래터니티 검색하니까 님 글 나와서 들렀다 가요.
  • 미운오리 2014/08/25 00:08 #

    ㅋㅋㅋ 쌀은 프래터니티와 별로 어울리지 않는데? ㅋㅋㅋ
  • 김쌀 2014/08/24 11:33 # 삭제 답글

    소로리티 프래터니티 검색하니까 님 글 나와서 들렀다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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