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8 09 밀양밀양밀양연극제! 공연 리뷰

나로서는 벌써 세번째로 찾은 밀양연극제. 정식명칭은 제15회 밀양 여름공연 예술축제. 오늘(8월 10일) 폐막을 했고, 나는 9일에 찾아서 공연을 세 편이나 보고 오늘 아침 돌아왔다. 한마디로, 정말 좋았다! :)))))

2010, 2011에 이어서 3년 만에 찾은 밀양연극제. 처음에는 여행 중에 알게 되어 혼자 가서 연극을 두 편이나 봤고, 둘째 해에는 마침 걸판이 초대되어 간다고 하여 친구들과 함께 가서 연극도 두 편 보고 즐겁게 보내고 왔다. 그 뒤에는 여름마다 한국에 없어서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밀양을 찾게 되었다! :)

이미 가본 축제에 자꾸자꾸 다시 가는 건,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리라. 정말이다. 밀양연극제는 매번 매번 감동이었고 즐거움이었다.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축제임을 알아서, 부모님을 한 번 모시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반백의 부모를 이끌고 공연을 세 편이나 보고 왔다는!!!


간단히 정리해보는 밀양연극제의 매력 포인트.

첫째는 높은 공연 퀄리티. 개인의 취향은 다르겠으나 정말 실망스럽다거나 허접하다거나 할 만한 작품은 정말 없다. 공연에 입문하고 싶지만 아직 안목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입문이 되리라.

둘째는 축제라는 특성. 공연 자체는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고, 서울에서도 이미 올려졌던 공연이 많지만 수많은 공연 관계자들 그리고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독특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셋째는 밀양의 여름 밤! 대학로 소극장의 집중된 분위기도 좋지만, 여름 밤 야외극장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얼마나 될까? 유난히 여름 밤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밀양에 가고 또 가고 싶을 수밖에 없다. 특히 1000석 규모의 성벽극장은 우천시 비를 가려주는 지붕이 없어서, 심한 우천시에는 공연이 취소되지만 약간의 비가 내릴 때는 수백명의 관객들이 (때로는 배우들도) 모두 우의를 입고 공연을 관람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번에 10시 공연 <안데르센> 때 비가 보슬보슬 내려 그런 장면이 만들어졌는데, 정말 장관.

(10시 공연 <안데르센> 시작 전, 해당 작품의 연출이시자 연희단거리패와 밀양연극촌의 수장이신 이윤택 선생님의 한 말씀!)

이윤택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수백명의 관객들이 우의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 공연을 보는 장관을 대한민국 어디에 가서 또 볼까. 게다가 서울도 부산도 아닌 밀양에, 60% 정도는 외지에서 온 관객이라는데, 숙소도 대중교통도 없는 연극촌에 어떻게 찾아와서 이렇게 모여들어 연극을 보고 간단 말인가. (9일 표는 보조석까지 모두 매진되었다. 연극촌 주변에는 민박이나 펜션 하나 없고, 늦은 밤 대중교통이라고는 연극촌 셔틀버스가 전부다)

요즘 영문과 사람들이랑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랫포드어폰 에이븐에 있다는 로얄셰익스피어극장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런던에서 꽤 거리가 있는 스트랫포드어폰 에이븐은 마치 밀양처럼, 공연이 끝난 밤늦게 교통편이 없어서 1박을 할 각오를 하고 찾아가야 하는 곳이다. 가벼운 마음의 관광객으로서는 쉬이 가 지는 곳이 아니다. 게다가 로얄셰익스피어극장도 성벽극장처럼 야외(라고 알고 있다). (물론, 공연을 3편이나 보려고 맘먹고 일주일 내내 태풍 예보만 지켜보면서 밀양으로 내달렸던 영문학도 정도라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핫) 밀양을 한국의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븐에, 성벽극장을 한국의 로얄셰익스피어극장에 비유해도 좋지 않을까? :D

관람한 공연 세 편은 6시 <처용, 오디세이>와 8시 <늙은 소년들의 왕국> 10시 <안데르센>이었다. 모두 좋았고 특히 걸판의 <늙은 소년들의 왕국>이 가장 좋았다! 초창기부터 봐온 걸판의 작품은 갈수록 진일보해가서 매번 새롭게 깨우치게 된다. 엄마아빠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

적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다...하지만 나는 금요일 세미나를 위해 읽어야 하는 약 1000페이지 두께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채 10쪽도 안 읽었다. 발제문도 써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거나 이렇게 좋은 축제에 다녀와서 짧게라도 기록하지 않을 수 없어 괴발개발 남긴다. 관극 후기를 따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아아.

아, 연극제 행사 운영에 관한 약평을 남기자면, 매년매년 발전하는 행사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보기 좋다. 주변 연꽃단지에 산책로를 조성해놓고, 관광안내소를 크게 새로 지어서 안내도 잘 해주시고 2층에서 낭독회도 하고 하던데, 이전에는 못 봤던 모습들이었다. 하지만 연극촌 내 식당이나 게스트하우스를 과거에는 잠시 관람객에게 개방했었는데 올해는 개방하지 않는다는 모양이라서 다소 불편했다. 연극촌 내에는 매점 외에는 따로 밥 먹을 곳이 없다. 주변에 식당이 한두 군데 있지만 찾아오는 인원에 비해서는 시설이 부족하다. 다들 그걸 알고 시내에서 먹고 오는지... 삼년 전 왔을 때 연극촌 내에서 숙박하고 아침에 연꽃단지를 구경하고 원두막에서 낮잠 자고 했던 기억이 너무 좋아서 주변에 숙소를 잡으려 했지만 민박 하나가 없었다. 주변에 마구잡이고 민박이니 펜션들이 들어오는 것도 별로지만, 멀리서 찾아온 관람객 편의를 조금 더 배려하면 어떨까. 10분 거리의 모텔에서 숙박하기는 했지만 반백의 부모와 함께 모텔에서 자는 기분은 아무래도 좀 별로여서 ㅋㅋㅋㅋㅋ 펜션이나 관광호텔은 좀더 멀어서 12시 넘은 시간에 이동하기가 부담이었다. 가족을 위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 좋은 가족극을 상연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부분도 좀 신경을 쓰면 더욱 좋은 축제가 되리라! (연극촌 내 숙박이 가능해진다면 내년엔 우리 세미나원들을 다 꼬셔서라도 내려가겠다!!! ㅎㅎㅎ)

밀양밀양밀양! 벌써 세 번이나 간 밀양! 영화 <밀양>을 찍었고 김영민 선생님이 계신 밀양! 또 가리라! ♡


Thanks to 위대한 배우이자 작가이자 연출가인 극단 걸판의 오세혁 님!!!

덧. 블로그 뒤져서 찾아낸, 2010년에 처음 밀양연극제 갔을 때 썼던 리뷰 ^.^ 당시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해서 게재되었다. 새창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911
64
487583

교환학생 완전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