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지게꾼 ①] 건달-기생-작가, 셋이 떠난 수상한 여행 靑春지게꾼 전국유랑기 - 25

여기, 길에서 고민을 들어준다는 청년이 있다. 같이 욕해주고, 편들어주는데, 돈은 받지 않는다. '문선배 인생상담소'라 크게 적은 현판도 있다. 삼청동 풍문여고 골목길에서 좌판을 깔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고민을 '무작정' 들어준다. 석 달간 벌써 200명 이상의 고민을 들었다. 문선배(문상훈), 24세. 외모 : 건달. 직업 : 인생상담소장.

실패한 인생을 스펙으로 삼아, 신촌이란 유흥가에 20대 청년을 위한 대안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도 있다. '인간실격패 알고 보니 부전승'이란 이름의 대안문화주점 안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조선 사람의 풍류와 청년 대안 문화 창출을 향해 젊음을 쏟아 붓는다. 강악사(강드림), 30세. 직업 : 술집 사장, 요리사, 무자격 음악치료사, 기생. 특이 스펙 : 희대의 관심병사 전역, 부전승자.

주야장천 밖으로만 떠도는 21세기 장돌뱅이도 있다. 별명은 홍길동.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는 뜻이다. 여행 책 두 권을 낸 기차여행 전문가이자 글쟁이다. 25세 이하 청춘을 위한 7일간의 자유, 코레일 '내일로 티켓'으로 수없이 전국을 떠돌았다. 그 경험으로 내일로 기차여행 가이드북 <청춘, 내일로>을 써 대학가에 이름을 알렸다. 전국 유랑의 총감독이자, 가이드이자, 기록자로서 여행에 합류했다. 박작가(박솔희), 25세. 여행작가.


조금 특별한 청춘 셋이 떠난 전국유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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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春지게꾼 전국유랑기 - 당신의 고민을 짊어져 드립니다.
ⓒ 청춘지게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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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 사람이 여행을 떠난다. 얼핏 봐도 수상쩍다. 출발 사흘 전에 띄운 보도자료에 여러 방송국에서 연락해온 걸 보면 방송쟁이들 눈에도 수상쩍어 보였으리라.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가. 서로 어떻게 만났으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한 사람씩 떼어놓고 봐도 어지간히 개성 강한 세 사람이 뭉치게된 데는 브로커(?)의 공로가 있었다. 강악사가 경영하는 신촌의 수상한 술집 '인간실격패 알고 보니 부전승'의 우수고객 김마담이 친구 문선배를 데려왔다. 귀인은 귀인을 알아보는 법이어서, 문선배와 강악사는 한눈에 서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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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의 수상한 술집 '인간실격패 알고보니 부전승'
ⓒ 박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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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길거리에 차린 문선배 인생상담소를 통해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온 문선배는 "지방에도 와 달라"는 요청에 인생상담소 전국투어를 기획 중이었다. 여행 가이드로 일한 경력도 있는 강악사는 툭하면 가게를 내팽개치고 스쿠터 여행을 떠나곤 했던 방랑자. 

둘의 마음이 맞아 함께 전국일주 기차여행을 떠나자고 작당하는 찰나, 그 자리에 함께 있던 김마담이 기차여행 전문가 박작가를 떠올렸다. 김마담은 과거 박작가와 함께 '미클('미친년클럽'의 준말인 건 비밀)'이라는 조선의 신여성 모임에서 함께 노닌 바가 있다.

1월 중순께, 그렇게 호출 당한 박작가. 못미덥긴 하지만 그 수상쩍음에 호기심이 발동해 '일단 한 번 만나나 봅시다' 하고 신촌으로 향했는데…. 간판부터 새빨간 가게 '인간실격패 알고 보니 부전승'에 들어선 지 단 5분 만에 영혼이 육신을 이탈하며 "여행 갈 거죠?"라는 강악사와 문선배의 윽박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기차에서, 게스트하우스에서... 길 위의 청춘들 만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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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장, 지게, 제3 세계 민속악기와 함께 한 청춘지게꾼 전국유랑단
ⓒ 박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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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는 막힘이 없었다. 그동안 끊은 내일로 티켓만 20장에 달하는 내일로 권위자 박작가의 주관 하에 휘리릭 일주일짜리 코스를 완성했다.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내일로 여행 필수 코스이자 성지로 추앙받는 전주·순천·하동·부산·경주·안동을 선정했다.

숙소는 젊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게스트하우스로 정해 내일로 여행자들과 교류하며 인생상담 및 음악치료, 때로는 여행컨설팅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관광보다는 사람을 만나는 게 목적인지라, 내일로 티켓과 기차표를 이용해 내일로 여행자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기로 했다.

여행의 주제는 '청춘지게꾼 전국 유랑기 - 당신의 고민을 짊어져 드립니다'. 조선 팔도 모든 청춘들의 고민을 죄다 '들어줘' 버리겠다는 취지로 '지게꾼'이라 이름 지었다. 귀로 들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짊어질 수 있도록 진짜 지게(!)를 준비했다. 음악치료를 위한 강악사의 제3세계 민속악기도 함께 챙겼다.

여행의 1차 목적은 문선배 인생상담소의 전국투어였지만, 강악사의 음악치료와 박작가의 여행컨설팅까지 삼박자가 절로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재미! 인생상담도 좋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즐겁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돈을 벌려고 하는 일도 아니요, 오로지 재미와 의미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나누고 재미를 나누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하려는 일이다.

용산역 '발대식' 치르고 출발한 청춘지게꾼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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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전, 용산역에서 발대식을 치른 청춘지게꾼 전국유랑단
ⓒ 박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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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치밀한 기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거창하게 적긴 했지만 사실은 '에헤이, 재미있겠다 일단 가보자!' 식이었던 게 사실에 더 가깝다.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말의 팔할이 농담인지라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남정네 둘과 함께 떠나는 게 석연치 않았던 박작가는 이 둘을 취조해 인터뷰 기사를 썼는데, 글쎄, 기사가 대 흥행을 했다

관련기사: 대학 자퇴하고 신촌에 '기생집' 차렸습니다 
             "같이 욕해드려요, 돈은 안 받습니다"

지난 2월 초 여행을 며칠 앞두고 나온 기사는 인터넷상에서 수없이 공유됐다. 이후 강악사의 가게는 모 신문사의 창조경영대상 후보로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았고, 문선배도 각종 방송 출연 및 출판 제의를 받고 있다.

역시 지게꾼들의 내공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한 뒤 한 시름 놓은 박작가. 여행 전날, 방송팀과의 미팅도 치르고, 우리 나름대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캠코더까지 준비했다.

대망의 출발일(2월 8일). 전주로 가는 전라선 열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에 모인 세 사람은 고사를 지내는 심정으로 발대식을 치렀다. 커다란 휘장에 붓글씨로 '청춘지게꾼 전국유랑기 -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라고 썼다. 휘장에 제3세계 민속악기, 지게까지! 가만히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팍팍 부각되는 그림이었다.

떼인 돈 받아주게 생겼지만 뜯긴 속 달래주러 다니는 문선배. '인생은 나에게 하나의 취미'라 말하며 재미의 추구만이 삶의 이유라는 강악사. 내일로 기차여행에 청춘을 다 바친 자타공인 '내일로 신(내신)' 박작가. 이들 셋이 다녀온 전국유랑기가 지금 시작된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 2014년 2월 8일~14일 동안의 기록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65107





덧글

  • click me 2014/04/04 02:39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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