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진 리스, 펭귄클래식코리아 문장 훔치기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나의 점수 : ★★★★★

제인 에어 비틀기


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 참고도서라서 학기초부터 빌려다놓고 이제야 다 읽었다. 무척 재미있었다. 문학은 어떠한 의미 전달도 중요하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게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하는데, 무척 함량 높은 은유와 상징과 메시지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 제국주의와 가부장제라는 최악의 악덕 두 가지를 제대로 꼬집어냈는데, 이렇듯 덜 알려졌지만 무척 뛰어난 문학작품을 읽고 나면 세상에는 아직 내가 읽을 좋은 책들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에 흥분되곤 한다.

정전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겠지만 역시 고전은 고전, 이라는 생각이 드는 훌륭한 책. 개인적으로는 제인 에어보다 훨씬 좋았다. 제인 에어 읽은지가 너무 오래 돼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곧 수업을 통해 다시 읽으면서 판가름해볼 작정이다.

펭귄클래식코리아의 번역이 썩 괜찮았던 것 같고, 어떤 사람은 방해가 된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해석이 쉽지만은 않은 이 책에 주석으로 풀이를 해 두어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서문과 작품해설이 앞뒤로 붙어 있는데, 작품을 먼저 읽고 읽었더니 작품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진 듯하다.


p. 66
수녀원으로 가는 날 나는 코라 이모를 꽉 껴안고 놓지 못했다. 인생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그 인생에 죽어라고 매달리듯이 나는 그날 이모에게 죽어라고 매달렸다. 결국 이모가 좀 귀찮아하는 것 같아 나는 할 수 없이 포옹을 풀었다.

p. 75
수녀원은 내게 피난처였다. 태양빛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피난처. 이른 아침이면 나무를 딱딱 치는 신호에 맞춰 기숙사의 긴 방에서 잠자던 우리 아홉 명의 학생들이 눈을 뜬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은, 나무 의자에 잔잔한 표정으로 정갈하게 앉아 계신 마리 오거스틴 수녀님의 모습이다. 기다란 갈색의 방 안으로 황금빛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나무들의 그림자가 조용히 움직였다. 나는 다른 학생들이 하듯이 "오늘의 기도와 수고와 고통을 하느님께 바친다."라는 기도를 빨리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행복은 어떻게 된 거지? 행복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분명 어딘가에 행복이 있을 텐데. 물론이고말고. 행복? 글쎄.



덧글

  • 怪人 2013/10/01 12:40 # 답글

    이거 영화로도 있습니다. 원작도 재미있지만 영화 여주인공이 참..취향이죠
  • 미운오리 2013/10/01 17:56 #

    오! 영화도 있어요? 찾아봐야겠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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