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레터를 쓰다 자기탐구일지 2013

@kimkyung19 몇 년 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본가에 내려와 몇 개월의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을 가질 때, 때마침 출간된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을 우연히도 만나 매료되었던 독자입니다. 책을 두 번이나 읽고 자주 멈추고 메모하며 사랑했었어요. 그 때 저는 저만의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동안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여행을 했고, 그 여행 덕분에 지금은 두 권의 책을 낸(이번에 나온 개정판까지 합하면 3권!) 대학생 작가가 되었답니다. 얼마 전 나온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도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읽으며 틈틈이 패티 스미스의 음악과 카텔란의 그림들을 찾아보았구요. 이제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과 고다르의 영화들을 찾아보려고 해요. 몇 년 만에 트위터를 켠 것도 언니('선생님' 같은 표현은 싫어하실 듯해서 감히 이렇게 불러봐요)께 멘션을 드리고 싶어서^^ 얼마 전 '취향' 이 맞지 않는 남자와 열라 싸우다 헤어진 뒤여서인지 너무나 와닿았어요. 긴 멘션의 '애티튜드'는 간지가 떨어진단 걸 알면서도^^ 독자의 편지가 얼마나 기분 좋은 건지도 알기에 이렇게 씁니다. 감히 언니를 제 마음의 '멘토'로 삼아도 될까요?(라고 묻지만 이미 삼아버렸으니 허락하지 않으셔도 소용없다능!) 앞으로도 좋은 책 가끔 한 권씩 내주시면 찾아 읽겠습니다. :D


평소 팬레터를 보내기보다는 받는 편이지만, 이번만큼은 꼭 편지를 쓰고 싶었다. 나의 멘토, 나의 롤모델, 나의 뮤즈께.

겸사겸사 나의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시절에 썼던 글들을 유물발굴하듯 뒤적여보았다. 지금 읽으니 민망하고 부끄럽기만 한, 치기와 허세가 가득하고 서툴기 짝이 없는 문장들 뿐이지만 그도 나름 추억이고 역사인지라 몇 개는 지우고 대개는 남겨 갈무리했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쓴 글도 글이지만 이웃들과 소통한 댓글들이었다. 지금도 내 인생에 많은 지탱이 되어주거나 혹은 이제 소원해져버린 친구들의 흔적이 거기 고대로 남아있었다. 당시 나는 여행을 무척 많이 하고 있었는데, 내 활달함을 보고 한 친구는 "사람의 인생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당신은 페라리급"이라는 식으로 칭찬해주었고 한 이웃은 "실례 되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돌아가시기 전에 삶에 후회가 없으실듯..."이라는 말로 날 웃겼다. 유럽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그리던 한 이웃은 이제 한국에 돌아와 너무나 예쁜 여행 에세이집을 갓 내놓은 참이었고, 어떤 분은 몇년동안이나 애써온 연구가 수포로 돌아가 무척 괴로워하시더라.
내 2010년의 봄은, 글쓰기의 즐거움과 자발적 가난에 처음 눈을 뜬 만 스무 살짜리 여자애의, 혼란한 청춘과 봄날의 유유자적이 공존하던 호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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