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신문] 그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오 about <청춘, 내일로>

■ 블룩(Blook)과 1인 독립 출판물
 [문화마당]그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오
 
기사입력 2011-11-21 15:41기사수정 2011-11-21 15:42
  
 
서로간의 접근이 용이한 소셜미디어가 생겨난 이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이 담긴 다양한 의견들을 보다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올해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1인 체제인 SNS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가 출현하고 사회적 편익이 신장되었다. 

한 주체가 소비하는 동시에 생산도 하는 프로슈머(Prosumer)와 같이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람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동시적인 대인 커뮤니케이션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지금, 이번 문화면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출판을 하는 ‘블룩(Blook)’과 전국에 몇 안 되는 1인 독립 출판을 지향하는 소규모 출판 서점 중 홍대 근처에 위치한 ‘유어마인드(YOUR MIND)’를 중점으로 다루어 보았다.
<편집자 글>



블룩(Blook)이란, ‘블로그(Blog)’와 ‘책(Book)’의 합성어로, 1인 소셜 미디어인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 사진 등을 책으로 발간한 것을 말한다. 이 조어는 지난 2002년 웹사이트 ‘버즈머신’을 운영하던 미국 언론인 제프 자비스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블로그를 ‘누리사랑방’이라는 우리말로 순화한 것과 같이 블룩도 ‘누리글보따리’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블룩의 등장은 출판 주체였던 저자와 독자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했고 기존에 저자나 출판사로부터 시작했던 출판구조에 대중이 참여함으로써 지식의 독점 현상이나 권위가 완화·붕괴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블룩이 성공한 요인에는 개개인이 발견한 실용분야의 노하우를 엮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또한 책으로 발간되기 전, 이미 인터넷상에서 상당수의 독자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시장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비록 이 시대가 개인주의화라는 단면을 낳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의 대인관계가 함께 형성됨에 따라 온라인상에서의 친화욕구와 함께 자기표현욕구가 증대하고 있어 서로의 관심사에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럴수록 커뮤니케이션의 표현 방법도 다양화되며 중요해졌다. 이에 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자신이 운영하던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코레일에서 주최하는 ‘내일로(Rail 路)’에 대한 가이드북「청춘, 내일로」를 펴낸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박솔희 양을 만나봤다.
박솔희 양은 2009년 11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0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학내일> 학생리포터로 지냈다. 올해 9월부터 오는 내달까지는 <대학내일>에서 프리랜서로 ‘TRIP’코너를 연재 중이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재작년 11월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면서 시작했다.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는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 주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될 때, 그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맨 처음엔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내 블로그가 <오마이뉴스>에 보낸 신문기사나, 맡은 여행 코너 연재, 그리고 평소 다니면서 좋아했던 여행에 관한 글을 싣게 되면서 점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피드백이 오기도 했다. 그 중 관심사가 비슷하고 교류가 많은 사람들은 오프라인으로 만나기도 한다. 

또한 블로그는 지면의 제약이 없고 분량도 관계없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이 글을 책이라는 한정된 곳으로 그대로 옮기려는 점이 어려웠다. 「청춘, 내일로」안에 에피소드가 네 편이 있는데, 그 부분이 블로그의 글과 가까운 것 같다.

책으로 출간해야 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내일로 여행을 하면서 딱히 가이드북이 없는 것을 알고나서 결심하게 됐다. 또한 사실 내일로는 2007년에 만들어져 오래되지도 않았고, 이용할 수 있는 연령대도 만 25세 이하여서 직접 이용하고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의 폭이 굉장히 좁았다. 그래서 책을 내려면 적어도 내일로가 생긴 시기상 20대 초반이어야 했기에 내일로를 경험해봐야 했고 이와 관련한 책이 이전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서 어느 정도 책을 내야겠다는 것을 염두에 뒀다. 

뭐, 사실 여행에 관한 에세이를 담은 책은 많다. 그 중에는 물론 좋은 글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은 단순한 필자의 느낌 혹은 감상을 일기처럼 끄적인듯한 글이다. 그러한 글들을 나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에게 필요한 책이기 보다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북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으로 발간하기 위해 내일로에 대한 가이드북을 펴내기 위해서는 출판사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여행에 관한 책 리스트를 뽑아서 관련성이 높은 출판사 10군데를 찾았다. 그리고 ‘내가 어떤 책을 내겠다’라는 기획안을 상세하게 준비해 보냈다. 그 중 연락이 왔고, 1월에서 6월까지 계약을 하고 여행을 다녔다.

출판 작업을 하면서 책이 448쪽인 만큼 분량을 채우는 데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출판사에서는 경험자이자 기획을 제의한 만큼 되도록 내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셨다. 기획부터 다 도맡아 하니 따로 편집자가 있다고 해도 부담이 더 됐고 그만큼 책임감이 컸다. 

더 넣고 싶은 내용도 많았는데, 정보를 주는 가이드북으로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내일로를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깨알 같은 정보를 넣으려는 데 초점을 맞춰 간추렸다. 곳곳에 팁도 넣었다. 

블룩으로 발간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왜, 내가 그 책을 내야하는가’이다. 내가 책을 내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여행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아무도 내일로에 관한 가이드북을 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용해보기도 했고 내일로의 이용자도 내 또래여서 도전해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블룩조차 스펙처럼 여기는 사회가 됐다. 주위에서도 “너, 이제 좋은 스펙하나 생겼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참, 모든 게 스펙으로 여겨지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은 자기를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낯선 상황에 처해지면서 ‘아, 내가 이렇게 움직이는 구나’하며 미처 예상치 못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하고 발견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에 관심이 생길 수도 있고, 그전보다 생각을 더 넓힐 수 있게 된다. 여행은, 자신을 낯선 상황에 던져보며 겪는 굉장히 귀중한 경험이지만 그 경험을 얻기까지 각자가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20대지만, 요즘의 20대의 목소리가 너무 작다는 것이 안타깝다. 뭔가를 스스로 하지를 못한다. 이러한 이유에는 사회적인 방해가 있을 수도 있고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는 탓일 수 있지만 먼저 ‘난 안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탓도 있다. 그것부터가 잘못된 사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추천하는 여행지를 꼽으라면 ‘부산’이다. 너무 유명한 곳이지만 가장 맘에 든다. 대도시이면서도 바다가 있는, 사실 대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조용한 곳으로 가서 쉬기 위해 바다가 있는 잔잔한 시골을 택한다. 그런데 막상 시골에 가면 며칠 못가 심심해진다. 그래서 바다가 있으면서 시골은 아닌, 그렇다고 관리가 잘 안 되어있는 곳도 아닌 부산은 가끔 휴식을 취하기 위한 여행지로도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한편, 블룩처럼 전문적인 작가의 위치에서 쓰는 책이 아닌 1인 체제의 소규모 출판물 또는 독립출판물은 어떤 것이고 대중화된 책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 작은 서점을 찾았다. 이러한 서점이 국내에 5~6군데 있는데, 그 중 서교동에 위치한 ‘YOUR MIND’를 찾아가 대표 이로 씨를 만나봤다. 이로 씨는 직접 출판도 하는 제작자인 동시에 서점도 운영하고 있다.
YOUR MIND는 ‘우리의 마음과 취향으로 시작되었지만 그 모든 것이 당신의 마음과 같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시스템화되지 않아서 분업이 없고, 체계도 없고, 이윤추구와 같은 회계적인 부분도 없다. 짜여진 시스템이나 컨텐츠에 주목하기보다 개인의 색깔과 방식으로 스스로 출판하는 책에 의미를 두고 그 문화의 일원이 되는 자유로운 공간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국내외의 소규모출판물/독립출판물을 다루면서 ‘스스로 출판’을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도 열고 있다. 

온라인으로 서점을 운영한지는 2년 반이 됐고, 이렇게 공간을 마련해서 서점을 운영한지는 1년 반 정도가 됐다. 2년 반을 통틀어 약 3~400종의 책이 입고됐다.

또한 <언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인디 북&매거진 마켓을 통하여 독자와 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순수한 시장을 마련하며, 기획공연/기획음반/책과 관련된 여러 행사를 개최한다. 정형화된 시스템이 아닌 자신만의 통로로 출판되는 책들을 만나고 동시에 그 문화의 일원이 되는 자유로운 형태의 공간이다. 

독립출판물은 한마디로 불법서적이다.(웃음) 혼자 사진을 찍거나 글을 써서 내가 원하는 책을 만드는 것이다. 바코드도 없고 출판사 등록이 되어 있지도 않은 책들이다. 앞에서 우스갯소리로 불법이라고는 했지만 이곳에 있는 책들은 출판사에서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출판할 수 없다고 거절당했거나 상업적인 유통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낸 책이다. 규모가 큰 메이저 신문이나 서점들은 생각이 규격화되어 있다. 그 때문에 독립출판물들은 기존의 것들을 전복하고 혐오하여 여러 가지에 관한 관심을 모아 만든 소량의 책이다.

이곳의 책 대부분은 자신의 일러스트, 사진, 디자인 책이 전체의 70~80%가량 차지한다. 텍스트도 더러 있지만 기성 작가가 아닌 이상 활발하진 않다. 독립출판 서적은 소량으로 적게는 30권을 내고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재판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이곳에는 100종 가량의 책이 있다.

서점을 찾는 단골들은 이미 메이저 출판사와 독립출판을 다른 의도로 보기 때문에 찾는다고 말한다. 서로가 충족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음을 아는 현명한 독자들이다. 이곳에 있는 책들이 만약 대형 서점에 유통을 하거나 판매한다고 해도 한 코너로 구석에 몰려 있거나 조그만 구석에 위치해 있다. 그럴수록 지속적인 출판은 더 힘들게 된다. 그래서 그 책들이 몰래 숨어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다 아우르는 서점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 이와 같은 서점이 생겨났다.
▲YOUR MIND는 기존 서점과 달리 오피스텔의 형태로 갖춰져 있다.

책을 낼 수 있는 자격조건은 특별히 없다. 대개 아마추어지만 굉장한 아티스트들도 있다. 단지 주류시장에서 검증된 사람들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국에 있는 소규모 출판 서점에 모두 책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 성향에 맞는 한 두 곳, 두 세 곳에 낸다.
▲YOUR MIND 내부의 모습으로 마치 집과 같은 안락한 분위기에서 소규모 출판물을 관람할 수 있다.

책을 출간하게 된다면 첫 번째 결과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교정, 종이, 표지, 두께, 크기, 분량 등이 100% 완벽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내가 처음 만든 책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것 같다. 그러나 전문적인 마케터도 아니므로, 그것만 잘 견디면, 그 후에는 더 좋은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부에 나오는 자신의 책을 바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홍대 근처에 위치한 유어마인드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휴무로, 이 두 요일을 제외한 날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토요일은 9시) 운영한다는 것을 참고하여 방문하면 된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1인 출판이 가능한 이 시대에 나를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책으로도 다루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글 정혜빈 기자 dearj@kookmin.ac.kr
http://press.kookmin.ac.kr/site/main/view.htm?num=10358

-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았다. 발간된 신문을 받아보았지만 인터넷판은 보지 못했었다. 책을 내고나서 인터뷰를 무수히 했는데, 인터뷰어들도 참 제각각이고 매체마다의 특성도 좀 알 수 있었다. 대체로 전통 있는 학보사들은 기자 교육을 제대로 시켜서인지 인터뷰 매너나 기사 수준이 좋은 편이었다. 국민대신문 정혜빈 기자와의 인터뷰도 즐거웠던 기억.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911
64
487583

교환학생 완전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