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8 28 <뜨거운 오후> ㄴ esp. precious films

뜨거운 오후
알 파치노,존 카젤,찰스 더닝 / 시드니 루멧
나의 점수 : ★★★★★

개 같이 뜨거운 날의 오후



@home




미국 친구가 준 파일이라 제목이 영어로 돼 있고 자막도 없었다. 영어 원제가 'Dog Day Afternoon'이다. 그래서 막연히 '개 같은 날의 오후'려니 하고 봤는데 이 영화의 한국어 제목은 '뜨거운 오후'였다. 사실 개 같이 뜨거운 날의 오후였다. 개라도 혀를 내밀고 기절할 만큼 뜨거운 오후의 이야기다. '개 같은 날의 오후'라는 영화는 한국영화였는데 왠지 '뜨거운 오후'를 살짝 오마주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 영화의 영어 제목은 'A Hot Roof'였다.

요즘 영화 한 편 끝까지 제대로 볼 시간이 없어서, 집에서 밥 먹을 때나 잠시 쉴 때를 이용해 세 번으로 나눠 보았다. 한 번에 끝까지 보는 것에 비하면 감질나지만 볼만은 했다. 사흘 내내 거 참 개 같은 날의 오후로구만, 하면서 봤다. 참, 개 같이 되는 일 없고 개 같이 인생은 꼬이고... 은행을 같이 털기로 한 공범 하나는 초장부터 겁을 집어먹고 꽁무니를 빼고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은행 안은 극도로 후텁지근, 와이프는 두 명이고 와이프든 어머니든 여자들은 제 할 말만 했지 말을 안 듣고, 브루클린 사람들은 온통 나와서 환호하거나 욕하거나 하고, 매스컴은 떠들썩하고... 개 같이 뜨거운 날의 오후.

소니의 게이 연인 리안의 사연에서도 그가 많이 불안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나중에 나온 소니의 엄마가 얼핏 언급한 베트남전 얘기에서, 아, 이 영화도 미국의 영원한 컴플렉스인 베트남전 이후의 트라우마 얘기를 살짝 던지고 있구나, 알아챘다. 그리고, 살이 총을 맞은 뒤 황망한 소니의 얼굴. 그는 정말로 알제리로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걸까? 그저 더 이상 멈출 수도 없어져 버려서 에라, 갈 때까지 가 보자 했던 게 아닐까? 살에게 목걸이를 선물로 주었을만큼 소니와 살, 그리고 인질들간의 관계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꽤나 돈독했지만, 소니가 붙잡히고 인질극이 끝나자 그들 중 어느 누구 하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소니의 표정이 너무 쓸쓸해서 슬펐다. 그에게도 가족이 있을 터인데... 와이프도 둘이나 있는데... 진작 작성했던 그의 유서에서 그는 장례식에 아버지가 꼭 왔으면, 이라고 적었다. 나도 아빠를 가질 권리 정도는 있잖아요, 하면서. 하지만, 그의 두 아이들은 지금까지 그랬듯 계속해서 아버지를 모르고 자라게 되겠지,

영화의 마지막에 나온 자막에서, 소니는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그의 와이프는 복지 수당을 받아 아이들을 키우고 있고, 소니의 게이 연인 리안은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이 되어 뉴욕시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 이 영화가 1975년 작이니, 소니도 지금은 형기를 마치고 나왔을테고...

뱀발 - 알 파치노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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