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chSurfing USA] 매튜와 데이빗, 누구보다 바쁘던 뉴욕의 호스트들 CouchSurfing USA


1. 차갑고도 달콤한 도시, 뉴욕 2. 데이비드, 한인타운 식당에서! 3. 내 책을 들고 있는 매튜 4. 매튜의 카우치

매튜와 데이빗, 누구보다 바쁘던 뉴욕의 호스트들
[ Last Episode ]

미국에서 열 개가 넘는 도시를 다녀봤지만 뉴욕은 그 어떤 도시들과도 느낌이 달랐다. 우선 뉴요커들은 정말 바빴다. 뉴욕에서의 첫날 호스트였던 매튜는 퇴근이 늦다며 아파트 관리인에게 열쇠를 맡겨두고 갔고, 마지막 날까지 재워준 데이비드는 야간에 일을 하는 통에 나는 혼자서 그의 방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지냈다. 다른 도시의 카우치 호스트들은 일이 없거나, 집에서 일하거나, 늦어도 5시면 퇴근하고 주말을 즐겼다. 그러나 뉴요커들은 밤까지 일하고, 밤에도 일하고, 주말이 없고, 휴가도 마음대로 못 쓰고…… 서울 같았다.

차가운 뉴욕에서의 따뜻한 카우치서핑

열흘 남짓한 뉴욕에서, 나는 반년간의 캘리포니아에서보다 더 날카로운 사람을 많이 봤다.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고 F로 시작하는 말이 오가는 건 예사. 뉴요커들은 불친절했고, 포옹조차 잘 하지 않았다. 이런 도시다 보니 카우치서핑을 하는 것도 좀 걱정이 됐다. 관광객이 워낙 많은 도시라 일단 호스트를 찾는 것부터가 힘들고, 호스트 중에도 여행자 중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가을에 중국 실크로드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매튜는 내가 작년 여름에 실크로드에 다녀왔다는 프로필 내용을 보고서 나를 초대했다. 중국 여행을 가는 사람은 많지만 북경이나 상해가 아니라 실크로드에 가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이 물씬 들었던 것.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을 잘 찍는 매튜는 2008년부터 60명이 넘는 여행자들을 호스트한 ‘초고수’ 카우치서퍼였다. 그의 집에는 지난번 묵고 간 한국인 여행자들이 놓고 갔다는 라면과 고추장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함께 라면을 먹으며 여행 이야기를 나눴다. 대도시 중의 대도시인 뉴욕에서 태어나 평생을 산 매튜지만, 여행할 때만큼은 시골을 선호한다. 이름난 관광지보다는, 여행자를 따뜻하게 환대할 줄 아는 순박한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여행이 좋다고 했다. 중국 청도가 그랬고 카자흐스탄이 그랬다. 나는 실크로드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여주며 그가 올가을에 보게 될 것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대학교 졸업반인 데이비드는 학교를 다니면서 밤에는 호텔에서 일했다.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그동안 한국인 여행자들과 좋은 경험이 많았다는 데이비드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바쁘고 피곤한 와중에도 나에게 뉴욕을 구경시켜주려고 애썼다. 끝내주는 푸에르토리칸 해물볶음밥을 만들어주기까지! 글쓰기에도 관심이 있고 자기 책을 내고 싶어 하는 그는 “작가를 만난 건 처음”이라며 나에게 어떻게 책을 내게 됐는지 많이 물었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뉴욕에서 석 달만 살고 나면 세상 어떤 도시를 가도 적응할 수 있다”는 데이비드의 말처럼, 뉴욕은 차갑고 날카로운 도시였지만 사람 사이의 정은 어디에서나 따뜻하고 달콤했다. 첫 인상 도도한 뉴요커들이라도, 알고 보면 다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니까. 데이비드의 방 열쇠를 프런트 데스크에 맡기고 공항으로 향하는 것으로 내 카우치서핑 USA는 끝이 났지만, 앞으로 이어질 카우치서핑 더 월드, 그리고 내가 호스트할 여행자들을 생각했다.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박솔희는 누구?
내일로 세대가 직접 쓴 기차여행 가이드북 「청춘, 내일로」로 대학가에 돌풍을 일으킨 90년생 저자. 캘리포니아에서 교환학생 후 7월 귀국 전 22일간 카우치서핑으로 미 전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대학내일 학생리포터 역임.
미국=박솔희 프리랜서 jamila@daum.net

http://www.naeilshot.co.kr/Articles/RecentView.aspx?p=3KBPc0gc7lq8O1WDhB6NVsdxQgdd2l%2FttL%2FOEjy1rL1VEvUsdHhKDw%3D%3D

* Last Column. 카우치서핑 여행 중에 너무 놀라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감명을 받아서, 담당 기자님께 바로 이메일 때려서 받아낸 지면으로 두 달간 연재했다. 즐겁게, 또 진정성 있게 써나간 기사들이다. 카우치서핑은 정말로 어메이징(Ama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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