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의 순간>, 필립 베송 책 리뷰

포기의 순간
필립 베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프랑스 문학은 역시 어렵다.


사실 우리는 세상이 흑과 백으로, 무고한 사람들과 죄인으로, 성자와 악한으로 구성되어 있기를 바란다. 분명하게 그어진 선은 우리를 안심시킨다. 그러면 우리는 그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과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 회색은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흑과 백, 둘 중 하나가 아니고 그 사이인 것은 어디에 위치시켜야 할 지 알 수 없다. 경계선은 명확하게 정해지고 그어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어느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어느 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분명하고 뚜렷하고 곧은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내게는 현실은 그 반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내 머릿속 생각을 읽고 있는 듯 라지브가 나직이 읊조린다. "빛과 그림자는 분리할 수 없다고 배웠습니다."

인간의 본성이란 흑백이나 선악이 아니라 지극히 복잡미묘하고 기이하다는 것. 마을 공동체의 폭력적 보수성. 낮은 목소리로 털어놓기. 구원... 이런 주제들이 마음에 든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도 좋다. 하지만 파바박 꽂히는 작품은 아니다. 다소 신파적인 감이 없잖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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