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자기탐구일지 2011

교양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다가,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울먹이고 말았다. 스스로도 조금 당황스러웠다. 보수적인 고등학교에서 보낸 삼 년은 견디기 힘들었고, 대학에 와서 자율성이 보장되는 생활을 누리면서 나는 과거의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오히려 나를 비난하던 이들로부터까지도 인정받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차오른 울컥거림은 아직 내 안에 그 시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서 상처가 아물었다고 해도, 사실 그 상처가 전혀 없던 것이 되는 건 아니다. 한 번 남겨진 트라우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고, 그 이전과 이후의 삶에서 내가 겪은 편견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건 새가 아브락사스를 깨고 나오는 것만큼이나 아프고 용기를 요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시도하려고 한다. 알은 깨어져야 하니까. 최근, 내가 의외로 스스로의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역시나 쉽지는 않다!


덧. 원거리 노예 충섭 님이 페북에 남겨준 덧글
"싱클레어라는 이름에는 '늘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것을 타인과 나누는 것을 취향으로 삼아 꺼리지 않으매 마침내 덕에 닿은 자' 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인디언 이름으로는 '오타 쿠웨이' 라고도 하지요."



덧글

  • 핀투리키오 2011/09/23 04:49 # 답글

    새와 아브락사스. 힘들었던 고교 시절의 버팀목이 되어 줬던 문구였죠. 지금도 낑낑대고 있는 건 마찬가지네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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