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건강 ③] 알바하다 다쳤는데 그냥 넘어가? 큰일날 소리 OhmyFreedom 대학생기자단

알바하다 다쳤는데 그냥 넘어가? 큰일날 소리
['알바'에게도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③] 건강하게 일할 방법 여기 있다
11.08.31 14:13 ㅣ최종 업데이트 11.08.31 17:45 박솔희 (jamila) / 박의연 (sinbe1120)
 

커피 전문점, 식당, 편의점, 옷가게…. 길을 걷다가 흔히 볼 수 있는 상점 아무 곳에나 들어가보자.

"어서오세요~."

활기찬 목소리가 귓전에 쟁쟁히 울린다. 친절한 미소를 건네는 이의 이름은 '알바생'.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혹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공부할 시간을 쪼개 일하는 대학생이나 그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특성 때문에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잦다.

지난 6월 청년유니온과 서울 용산구의회 설혜영 의원(민주노동당) 등이 용산구 내의 편의점, 커피전문점, 음식점 등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 2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업체들이 2011년 최저임금인 4320원을 기준으로 시급을 책정하고 있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일하는 청년들도 16.3%(36명)에 달했다.

임금과 대우 외에 청년 아르바이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노동 건강권이다. 지난 7월 대형 마트에서 냉동 설비 점검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로 숨진 대학생은 노동 건강·안전권의 사각지대에 몰린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지난 겨울 피자 배달을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대학생의 사례 역시 마찬가지다.

목숨을 잃는 일은 극단적인 경우다. 하지만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청년 알바생들이 겪는 고충은 산재한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일하는 이는 손목이나 어깨에 통증을 겪으며,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 전문점, 식당 등에서 일하면서 화상을 입는 일은 부지기수다. 옷가게, 편의점 등에서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 근육통을 앓고 심하면 하지정맥류에 걸리는 일도 생긴다.

  
7월 10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이마트 탄현점 앞에서 고 황승원군 등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과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신세계 이마트쪽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 김시연

알바 중 다치거나 아프면... 혼자 끙끙 앓지 마세요

아르바이트 중 상해를 입게 되는 경우 '산업재해'로 분류되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규정하는 산업재해란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주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도중에 부상·사망하거나, 일정한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그 일에 따르는 유해한 작업 환경이나 작업자세로 인해 서서히 발생하는 질병으로서, 4일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경우'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1인 이상이 근무하는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4대보험에 가입했다면 산재보험에도 가입된 것이다.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사업장에서 일을 하다 상해를 입었을 경우, 요양신청서를 작성하여 근로복지공단(www.kcomwel.or.kr)에 제출하면 된다. 근로복지공단의 심사를 거쳐 승인이 떨어지면 보상급여와 휴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보상급여는 치료비, 휴업급여는 산재로 인해 일을 하지 못하고 쉬는 기간 동안의 요양비를 말한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일을 하다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라도 근로기준법에 의거 요양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근로자가 관할 지역 노동청에 신고를 하면 노동청에서 파견된 감독관의 조사를 거쳐 적합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사업자가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경우 사법처리를 할 수도 있다.

산업재해 인정받기 힘들긴 하지만...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로 청년 노동자들이 산재 보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산업재해 처리 과정과 기준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고용주가 산재 처리를 꺼리는 것도 큰 이유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일하다 다친 경우에도 보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고용주는 50%의 추징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는 경우가 많은 것.

하지만 디스크·교통사고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재해의 경우 반드시 산재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재취업 시에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후유증이 산업재해로 인한 것임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
ⓒ 이재덕

근로복지공단이 보수적으로 산재 인정을 하는 것도 문제다. 청년유니온의 노동 상담을 돕고 있는 이훈 노무사는 "허리 디스크, 하지정맥류 등 업무상 상해임을 명백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관련성을 심사할 때 인정을 잘 안 해 주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 노무사는 "이는 아마도 그런 재해를 모두 산재로 인정할 경우 한정된 보험기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청년유니온의 김영경 위원장은 이러한 산재의 인정 기준에 대해서 반발한다.

"산재의 인정 기준은 이 사업장에서 일을 했느냐 안 했느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대개 손목이나 어깨가 안 좋다. 그 친구가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손목이나 어깨가 안 좋아질 이유가 없는데 그것을 개인의 나약함, 신체적인 결함으로 치부해버리면 아무 것도 산재로 처리할 수가 없다. 설사 개인의 부주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노동자가 그 매장의 이윤을 위해서 일하던 도중 다친 것이기 때문에 산재에 해당하는 것이다."

불안전한 환경에 끊이지 않는 알바 사고... 예방책은 없나?

청년들이 흔히 하는 아르바이트 도중 일어나는 사고는 대개 경미한 것에 그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사고들을 어렵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력 확충, 휴게 시간 준수, 안전 교육 실시 및 안전 장비 제공 등 현실적·상식적인 선에서의 조치로 사고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김영경 위원장은 청년 알바생들이 겪기 쉬운 상해의 방지를 위해 유럽의 사례를 들며 대안을 제시했다.

"유럽에는 젊은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법이 따로 있다. 노련한 장년층보다는 업무가 미숙한 청년층이 많이 다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법에 의해 정기적으로 위험 요소에 대해 인지를 시켜주는 교육을 실시한다. 담뱃갑에 '담배를 많이 피우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표시했을 때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경각심을 가지듯이,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노동자들이 조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고를 예방하려면 일하는 사람 본인이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노동자일수록 안전 장비를 더 갖추도록 해야 한다. 지난 겨울 청년유니온에서 '30분 배달제' 폐지 캠페인을 하고 나서 도미노피자가 안전을 강조하면서 배달원들에게 헬멧,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하게 하고 있다. 알바생들로선 귀찮을 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을 고용주가 챙겨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김영경 위원장은 장시간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마트나 옷가게, 편의점 등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대부분 허리나 관절이 안 좋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이나 옷가게의 경우 손님이 없을 때는 잠깐이라도 앉아 있도록 하고, 마트 계산원의 경우 아예 앉아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앉아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하루 종일 일을 하니까, 의자를 놓고 앉아서 일을 하더라도 건방진 것이 아니라는 서로 간의 인식이 있으면 좋지 않겠나."

  
▲ '사람잡는 30분 배달제'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오토바이 배달을 의미하는 안전모와 면마스크를 쓰고 지난해 12월 21일 사망한 배달노동자 최씨를 추모하는 선전물을 들고 있다.
ⓒ 이현정

사업주 대상 안전교육은 간간이 이뤄지지만...

한편, 알바 중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하 서울노동청)은 아르바이트 중 사고가 잦고 상해 정도도 심한 배달업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사고 방지 및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배달업종 아르바이트, 즉 이륜차 업종에 관련하여 지도감독을 실시한다. 지난 7월 22일에도 서울노동청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의뢰하여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두 시간 동안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서울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 김정욱 단장은 "이륜차 재해는 바쁘기 때문에 일어나는 상황성 재해의 성격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배달원들 본인이 안전에 대한 주의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는 산재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재해원인 분석 및 안전대책을 제시하는 전문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주나 사업장 측에서 공단 홈페이지(www.kosha.or.kr)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무료로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은 시행되고 있지만 대학생이나 청년 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폭넓은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산재를 인정받는 것도 어려운데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미비한 것이다. 전체 산재사고 건수에서 '알바생 산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 것은 사실이나, 등록금이나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대학생 '알바'들의 노동 건강권을 지킬 보호법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 박솔희·박의연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기자단 '오마이프리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청년유니온 노동상담방 02-735-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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