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탐방기 ④] 만리장성의 서쪽 관문 자위관 중국 서북부 - Silk Road 2011

만리장성의 서쪽 종점... 끝없는 성곽 너머는 사막
[실크로드 탐방기 ④] 만리장성의 서쪽 관문 자위관
11.08.10 11:58 ㅣ최종 업데이트 11.08.10 11:58 박솔희 (jamila)
 

"hen re!(너무 더워!)"

덥다.

습한 한국의 여름이 찌는 듯 하다면, 건조한 사막도시의 여름은 타는 듯 하다. 그대로 말라버릴 것만 같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늘의 기온은 섭씨 23~28도. 그러나 햇살이 워낙 강해서 체감 온도는 40도 이상이다. 눈이 부셔서 창밖을 보기도 힘든 지경이다. 우리나라 버스처럼 차창에 선팅이 잘 돼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 여행하는 자위관(嘉峪關, Jiayuguan)은 만리장성 서쪽 끝에 위치한 관문이다. 이 도시의 이름도 그대로 자위관이다.

1965년 이전 자위관은 그저 사막이었다. 고비사막의 일부에 해당한다. 하지만 풍부한 지하자원 덕분에 개발의 바람을 탔다. 서북지역에서 가장 큰 공장도 이곳에 있다고 한다. 자위관뿐만 아니라 중국 서북지역은 대체로 자원이 풍부해 빠르게 개발되는 중이다.

만리장성의 서쪽 관문 '자위관'

  
자위관
ⓒ 박솔희
한때 달에서도 보인다고 했을 정도로 규모가 큰 만리장성. 동으로는 요동성의 산해관, 서로는 감숙성의 자위관에 이른다.

만리장성은 그 길이가 워낙 길다보니 곳곳마다 성을 만든 재료며 양식이 다양하다. 십년 전 북경에 갔을 때 만난 만리장성은 견고한 벽돌성이었다. 반면 자위관의 장성은 거친 돌과 흙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위관보다도 더 사막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돈황(敦煌, Dunhuang) 지역의 장성은 심지어 진흙과 지푸라기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자위관의 성루를 따라서 구경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성벽 위에 오르면 바람이 세어 까딱 하면 모자가 날아가기 십상이니 잘 붙들어야 한다. 성곽 안쪽에는 몽골 천막을 몇 동 세워놓아서 금방이라도 출정할 진영처럼 모양을 갖춰놨다.

 

  
자위관 성곽 내부에 재현된 진영의 모습
ⓒ 박솔희

  
끝이 보이지 않는 성곽 너머는 온통 사막이다.
ⓒ 박솔희

머리 위에서 내리쬐는 것은 뜨거운 볕뿐. 성벽 위에서 내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거친 땅이다. 사막에서는 모래바람이 쉼없이 불어온다. 그 너머로는 만년설을 덮어쓴 산맥의 모습도 신기루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중국의 서북 변방에서 제일 서쪽에 있는 관문이 이 자위관이고, 북쪽과 남쪽으로는 각각 옥문관(玉門關, Yumen Guan)과 양관(陽關, Yang Guan)이 지키고 있다. 함께 여행하던 중국 친구는 이 지역에 얽힌 당시를 두 편 가르쳐주었다. 그 중 한 편이 왕유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다.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 : 원이를 안서(Anxi)로 보내며

渭城朝雨浥輕塵(위성조우읍경진) : 위성의 아침은 비에 젖어 먼지 없이 맑고
客舍靑靑柳色新(객사청청류색신) : 객사 주변은 깨끗하며 버드나무 빛이 짙다
勸君更進一杯酒(권군갱진일배주) : 그대에게 술 한 잔을 더 권하노라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 : 서쪽으로 양관을 나가면 오랜 벗이 없으리니
(번역 - 박솔희)

왕유(王維, Wang Wei)는 이백, 두보와 함께 중국의 3대 시성으로 불리는 대시인이다. 한국인들도 그 이름 정도는 누구나 들어보았을 터다. 특히 이 시의 마지막 두 행은 중국인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한 구절이라고 한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서 이 시를 권주가(!)로 쓸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만리장성의 서쪽 관문 자위관
ⓒ 박솔희
  
포청천 놀이
ⓒ 박솔희
  
자위관 성루를 둘러본 후 만리장성의 종점 '장성제일돈'으로 이동했다.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 박솔희

  
초목에조차 물기가 없다. 바싹 마른 사막의 푸석한 풀
ⓒ 박솔희
 

  
만리장성의 종점 부근에는 가파른 협곡이 우뚝하다. 전망대에 서면 협곡을 조망할 수 있다. 발밑으로 흐르는 황하가 아찔하다.
ⓒ 박솔희

Tip - 건강한 실크로드 여행을 위한 준비물

양산, 모자 : 서북부 지역은 워낙 햇살이 강해서 현지인들은 양산을 많이 쓰고 다닌다.

마스크 : 사막 지역의 모래바람과 햇볕을 가리기 위한 마스크를 준비하면 좋다. 고비사막은 황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정로환 : 외국에 나가면 음식과 물이 맞지 않아 배탈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지사제보다도 정로환이 더 증세에 잘 맞을 수 있다. 중국 약이 다소 독한 편이니 정로환 외에도 출국 전 필요한 의약품은 챙겨 가는 것이 좋다. (단, 정로환에 포함된 크레오소토 성분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7세 이하 영유아, 이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 등-의 경우 주의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박솔희 기자는 2011년 7월 11일부터 21일까지 재학 중인 숙명여대와 중국 난주대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중국 서북부의 실크로드를 여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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