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표준FM] 아침 뉴스쇼 인터뷰 내용 about <청춘, 내일로>

(김동혁 PD님이 진행한 오늘 아침 인터뷰 내용. 작가님으로부터 미리 인터뷰안을 받아서 답변을 적고 연습해서 했다. 이대로 완전 똑같이 말 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비슷하게 했으므로 거칠지만 그런 대로 옮겨 둔다. 짜임새 있고 좋은 인터뷰였다. 방송에서는 빠진 내용도 녹색으로 표시해서 다 옮겼다.)

최근 여름휴가 계획을 묻는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90% 정도가
‘국내에서 보낼 계획이다’라고 응답했다죠?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건데...
지금부터는 기회가 될 때마다 기차로 전국여행을 다니고
최근 국내여행 가이드북을 낸,
올해 대학교 3학년생 박솔희 씨를 만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_^


1. ‘기회가 될 때마다 전국여행을 다녔다’라고 하면
좀더 구체적으로 얼마나, 어떤 곳들을 다닌 건가요?

>>> 말 그대로 전국 여행을 다 다녔어요. 거의 기차를 타고 다녔는데요,
그러다보니 제주도를 빼면 전국에 기차역이 있는 곳은 웬만큼 다 다녔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부터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구석구석 돌아다녔습니다.
학생이니까 주로 방학 때마다 다녔는데요,
작년 여름에 5주 정도 여행을 했고, 지난 겨울에는 2주 동안 기차여행을 했어요.
그 외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여행을 갔구요.
아르바이트를 해도, 어쩌다보니 꼭 지방에서 숙식하는 단기 알바를 하거나,
전국을 일주하는 스포츠 대회에서 보조를 하거나 그러고 있더라구요. ㅋㅋ
하도 동에번쩍 서에번쩍 돌아다녔더니,
어느새 친구들이 저를 홍길동이라고 부르고 있더라고요. ㅋㅋ


2. ‘전국여행을 5만4천7백원으로 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귀가 솔깃했습니다. 이건 무슨 얘긴가요?


>>> 전체 경비가 54700원은 아니고요, 일주일간의 교통비가 그렇습니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내일로 티켓' 이라는 게 유행하고 있는데요,
코레일에서 만 25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동안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54700원짜리 티켓 한 장으로 일주일동안
KTX를 제외한 새마을, 무궁화, 누리로 열차를 무제한 탈 수 있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무궁화호 티켓이 53000원이거든요?
그걸 생각하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입니다. 부산 한 번만 갔다 와도 본전을 뽑으니까요.
여행 경비에서 교통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잖아요. 경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3. 앞서 국내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한다면,
교통비를 포함해서 얼마 정도 예산을 생각하면 될까요?


>>> 제 경우에는 7일 여행에 티켓값 54700원을 포함해 25만원 정도를 잡습니다.
하루 3만원 정도가 좀 안 드는 셈인데요, 밥값, 시내버스비, 찜질방 숙박비 정도입니다.
아주 럭셔리한 여행도 그렇다고 짠순이 무전여행도 아니에요.
요즘의 여행 트렌드는 무조건 아끼는 게 상책인 것 같지는 않거든요.
내일로 티켓을 통해 교통비는 많이 절약이 되니까, 밥 같은 건 든든하게들 챙겨먹고,
안동 찜닭이라든지, 전라도 백반이라든지,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 같은 것도 먹어 보고,
꼭 필요한 곳에는 쓰고 하면서 다니는 게 좋은 것 같아서요.


물론 학생에게는 작은 돈이 아니지만, 서울에서도 친구 만나서 밥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술 마시고 하다 보면 하루에 삼만원쯤 금방 쓰게 되거든요. 평소에 그렇게 쓰는 돈을 조금씩 절약해서 여행을 떠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또 사실은 여행을 다니면서 중간 중간 지방에 사는 친구나 친척 집을 방문해 자기도 하고, 히치하이크도 때로는 하고. 하다보면 이것보다 적게 드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집이 서울이 아니라면 당일치기 여행도 어렵지 않아서 숙박비도 많이 아낄 수 있고요.
어린 학생이 배낭여행 다닌다고 하면 어른들이 가끔씩밥도사 주시고, 차도 태워 주시고, 잠도 재워주시고 하는 인심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운 좋게 경비를 아끼는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경비 걱정에 지레 겁먹지는 않았으면 해요.

4. 최근 국내 여행지에 대한 책 <청춘, 내일로>를 냈더라고요.
국내도 다니다 보면
‘굳이 해외갈 필요 없겠다’ 싶은 곳이 많이 있지요?


>>> 그럼요. 청량리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강릉에 갈 때는, 동해 바다가 너무너무 예쁘더라구요.
어렸을 때 필리핀의 유명한 휴양지인 보라카이를 한 번 가 봤는데, 동해도 거기에 못지않아서,
아, 우리나라 바다도 이렇게 맑구나, 깜짝 놀라기도 했구요,
끝도 없이 펼쳐진 순천만 갈대밭이라든지, 배흘림기둥이 유명한 영주의 부석사라든지, 군산이나 강경의 근대 가옥들이라든지,
우리나라에도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너무너무 좋고 또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가 굉장히 많아요.


5. 올해 22살, 대학교 3학년이에요...
간혹 다른 친구들은 취업준비를 하는데,
‘불안하진 않나, 왜 여행만 다니나’ 라는 질문도 받지 않나요?


>>> 많이 듣죠. 이번에 책 내고도 '아 그럼 나중에 이력도 되고 취업 잘 되겠다'라는 소리도 들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모든 것이 스펙, 취업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서관에 틀어박혀서 하는 취업 준비와 / 여행 다니고 노는 일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즐겁게 여행을 다니면서 세상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런 과정들이 저를 엄청나게 성장시켰어요.
개인적으로는 계속 여행을 다니고 글을 쓰고 하고 싶기 때문에 딱히 취업 생각은 없지만, 취업을 한다 해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끔은 ‘취업 걱정이 없나보다, 돈 많아서 여행 다니나 보다’, 하는 소리를 듣기도 해요. 그런데 전 그건 가치관 차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은 제가 휴학하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과 여행기를 인터넷 언론사 등에 연재해서 받은 원고료 등으로 다녔고, 등록금은 남들처럼 대출을 받고, 부분적으로는 장학금을 받아서 다니고 있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는 안정적인 직장과 돈보다는 이렇게 여행 다니면서 세상을 만나고 성장하는 게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전 이렇게 살고 있을 뿐이에요.

6- 젊은 나이, 여행을 선택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얻는 것이 있다면 뭘까요?

>>>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인 것 같아요. 일종의 성장이죠. 여행은 일상의 탈피이고 휴식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집을 떠나는 일이에요.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잖아요? 편안하고 익숙한 집을 떠나서 고생을 자처하고, 객지에 가서 외로워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게 많이 걷기도 하고, 그런 게 여행이에요 사실은.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 내던져지면, 자기도 몰랐던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아, 내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처하는구나,
아, 나는 이런 걸 좋아하고 이런 걸 싫어하는 사람이구나, 하구요.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일 경우에 자기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죠.

많은 친구들이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몰라요.
그래서 더 막연히 남들 하는 대로 대기업 취업에, 고시공부에 매달리는 것 같아요.
여행이 자아를 발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7- 사실 세계일주를 하는 경우는 종종 봤어도,
국내에서 전국여행 하는 분들은 많이 못 본 것 같습니다.
‘전국을 돌아 다녀야겠다’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음... 대학에 입학하고 일학년 때, 교내 여행사에서 하는 유럽 배낭여행 설명회를 들으러 갔어요. 막연히 대학생이 되면 유럽 배낭여행 쯤 누구나 다 가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설명회를 들어보니까 돈이 엄청 많이 들더라고요.
유럽여행을 하려면 비행기값이랑, 또 거기 물가가 워낙 비싸니까 숙박비, 교통비도 많이 들어서 500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된다고 하는데, 학생이니까 그만한 돈이 없잖아요.
그 때 왠지 유럽여행에 대한 환상 같은 게 깨져서, 유럽은 좀 나중에 가도 되니까, 우선은 내 주변부터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가끔씩 보면 몇 달 동안 어렵게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으로 유럽여행 다녀오는 친구들도 있던데, 저는 워낙 베짱이 같은 스타일이거든요. 굳이 고생해서 오랫동안 개미처럼 경비 모을 생각 하기보다는 그냥 큰 돈 들이지 않고 주변에서 그 때 그 때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또 막상 다니다보니 국내여행도 엄청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방학마다 돌아다니다 보니까 어느새 전국일주가 됐구요.

우리나라도 구석구석 다른 점도 많지만, 또 사람 사는 게 어디나 비슷하기도 하더라구요. 서울에 남산타워가 있죠? 부산에는 용두산 타워라고 비슷한 게 있어요. 파리의 에펠탑이라고 해서 뭐 얼마나 다르겠어요? 지하철 같은 것도 (서울, 부산, 대구, 파리 다) 조금씩은 다르게 생겼지만 사실 비슷비슷하기도 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굳이 해외로 가야만 여행이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8- 끝으로 전국여행을 꿈꾸는 분들께 대략적인 일정표를 세워 준다면,
어떻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 제 책에 나온 여름 베이직 베스트 코스를 추천할게요. 기차를 타고 한반도 등허리를 한바퀴 도는 일주일짜리 코스인데요. 서울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강원도 영월에 가서 단종애사가 얽힌 장릉과 청령포를 보고, 영주에 들러 부석사를 본 뒤 동해남부선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회도 먹고 바다도 보고, 경전선 무궁화호를 타고 순천에 가서 순천만의 푸른 여름을 감상하구요, 여수 향일암, 보성 녹차밭, 광주를 거쳐서 용산역으로 돌아오면 일주일 동안 전국을 고루 돌아볼 수 있습니다.

~ 잘 들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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