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rry] 우리는 왜 반값을 외치는가 대학내일

반값 등록금 실현 시위 현장

반값 등록금 실현을 주장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6월 7일 저녁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는 파이낸셜센터 빌딩 근처 소라광장에서 진행됐다. 경찰이 종로구 청계광장 주변을 버스 등을 이용해 에워싸 접근을 원천봉쇄했기 때문이다. 불법 시위로 규정됐지만 반값 등록금 실현을 주장하는 시위는 앞으로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1. 민주노총 여성연맹 조합원들이 주먹밥을 현장에서 만들어 나눠주었다.

2. 시위 현장에는 대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도 대거 참석했다.

3. ‘홍대 후배들아 고생한다. 밥 사주러 왔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거덜날까 떨고 있는 소심한 선배.

4. 시위 현장에 있는 시민들.

5. 시위 한 편에는 학생들이 ‘6월 10일 모이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6. 박솔희 프리랜서가 광화문에서 ‘독서투쟁’을 하고 있다.

7. 아이패드에 ‘독서 투쟁’을 코믹하게 표현한 ‘방해하지 마th ㅔ요’멘트를 써 경찰이 볼 수 있도록 세웠다.

8. 시위장소를 넓게 둘러싼 경찰들의 모습.

나는 매일 광화문에 간다
치킨 먹으러 광화문에 갔다가 ‘책읽기 투쟁’에 나서다

모든 것은 치킨으로부터 비롯됐다
지난 4일, 광화문에 나갔다. 왜? 치킨을 먹기 위해서. 전날 있었던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 현장에, ‘3040 선배 부대가 후배들에게 치킨을 샀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접한 터였다. 반값등록금이라는 집회의 주제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는데, 치킨까지 먹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
4일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7번째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은 치킨이 아니라, 뒤풀이였다. 3040 선배부대가 집회에 참여하는 후배들을 위해 ‘보급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인근 호프집에서 술을 쏜다는 트윗이 올라왔다. 나는 일행을 대동하고 그 자리를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
우리처럼 트위터를 보고 찾아온 대학생 십여 명이 있었다. 곧 방송인 김제동씨, ‘시사IN’ 고재열 기자 등이 참석하며 판이 커졌다. 그 자리에서 ‘책 읽기 투쟁’ 이야기가 나왔다. 집회만 하면 경찰이 해산하라고 야단이니, 그럼 집회 대신 공부를 해 보자는 거다.

우리 공부해요. 방해하지 마thㅔ요
우리가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이유? 공부하고 싶다는 거다. 돈 걱정 없이, 매달 학자금 대출 이자를 밀리지 않고 갚으려 전전긍긍할 필요 없이. 나의 본분이 학생인지 알바생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과중한 아르바이트로 학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마음 놓고 공부하고 싶다는 거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하기로 했다. 한대련이 주최하는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와는 별개로, 촛불도 구호도 아무것도 없이, 그저 매일 저녁 광화문에 모여 책을 읽기로 했다. 읽는 것뿐 아니라, 나누기로 했다. 선배들이 그간 후배들에게 ‘몸의 양식’ 치킨을 보급했다면, 이제는 ‘마음의 양식’인 책을 보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오연호 대표와 김제동씨가 각 1백 권씩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이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곧이어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도 1백권의 책을 보내겠다고 알려 왔다. 무수한 시민들도 책을 가지고 광화문을 찾겠노라고 멘션을 보내왔다. 다음 날 저녁 다섯 시, 광화문 KT빌딩 앞. 차마 집계도 하지 못할 만큼 많은 책이 모였다. 약속받은 3백 권의 책 외에도 여기저기서 책이 밀려들었다. 지나가다가 행사를 보고 가까운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다 주시는 시민분도 있었다.

아무리 나눠도 줄지 않던 책…
현대판 오병이어
“고액 등록금에 고통 받는 대학생들을 위해 시민분들이 기증해주신 책입니다.”
대학생과 청년들이 한 권씩 책을 가져가고, 주변에서 책을 읽도록 안내했다. 근처에는 나무 계단과 의자 등이 있어 책을 읽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나누어줬지만 시민분들이 계속해서 책을 가져다주셨다. 책이 줄지 않았다. 현대판 오병이어의 기적과도 같았다.
아무런 구호도, 깃발도 없이 우리는 책을 읽었다. 피켓은 딱 하나만 세웠다. “공부 중. 방해하지 마thㅔ요.”
책을 기증한 김제동씨도 이 자리를 찾아 대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었다. 김제동씨는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전경들에게도 자신의 책을 선물했다. 저들도, 복학하면 등록금 마련에 고민 깊을 우리 또래들이다…….

책 읽고 커피 마시고,
북카페가 따로 없네!
다음 날인 6일 저녁 5시, 우리는 다시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오늘의 컨셉은 ‘반값 북카페’. 오늘부터 광장에서 커피 파티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트위터를 통해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어제 나누고 남은 책들과 오늘 새로이 기증된 책들, 그리고 커피. 우리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경찰이 다가왔다. 광화문광장에 돗자리를 펴면 안 된다고 했다. “광화문광장도 인도”라며 “도로를 점유하면 안 된다”고 했다. 광화문광장에 수시로 나오면서도 여기가 인도인 줄은 처음 알았다. 경찰은 우리에게 다른 데로 가라고 종용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지하철역과 이어지는 해치마당 입구에 계단이 있는데 경찰은 그쪽에서 책 읽는 것은 괜찮다고 했다. 우리는 이동했다.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을 안 많은 대학생, 시민들이 모였다. 오늘은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평론가 진중권씨가 함께 했다. 정재승 교수와 진중권씨가 공저한 책 ‘크로스’도 기증된 터였다. 우리는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두 저자와 대화 시간을 가졌다.

후배 투쟁에 선배 지원,
촛불집회 새로운 장 열려
이틀간의 ‘독서 투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3일째 되는 7일 저녁에도 ‘반값 북카페’를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청계광장 봉쇄로 모이기조차 힘들었다. 7시부터 시작하는 촛불집회도 청계광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소라기둥 근처 파이낸셜센터 빌딩 앞쪽으로 옮겨서 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한겨레 허재현 기자, 정신과의사 정혜신씨, 가수 박혜경씨 등도 함께 참여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날 나누지 못한 책들은 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에 기증했다. 서대문 역 근처에 있는 청년유니온 사무실에는 조합원 및 청년들이 누구나 와서 자유롭게 책을 빌려볼 수 있도록 도서 대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시민들이 청년들을 위해 기증한 책이니, 청년들에게 직접 나누어주지 못한다면 청년유니온에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받은 이영경 위원장은 “우리가 책을 기증받았다기보다는 청년들을 위해 대신 보관하고 관리하는 차원으로 생각하겠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청년유니온은 이날 전달받은 책에 대한 보답으로 10일 반값 등록금 집회에서 청년유니온이 펴낸 신간 ‘레알청춘’ 1백 권을 청년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정문정 기자 박솔희 프리랜서 jamila@daum.net

http://www.naeilshot.co.kr/Articles/RecentView.aspx?p=ttIYAOKSS4fDnJDpIYjsocXjn7Ogfj%2FK~plus~yxljveH4jru%2FCEk5hT%2F%2Fw%3D%3D

* 기자님과 함께 7일 집회에 참가하고 나서 쓴 기사. 바이라인 학생리포터라고 적어냈는데 임기 이후라 그런지 프리랜서로 바꾸어 주셨다. 쿠헹. ㅋㅋㅋ
대학내일에서 반값등록금 기사를 무려 8p로 크게 다뤘다. 블로그에는 내가 쓴 내용을 중심으로 일부만 옮겨 둔다.
사진 바이라인이 빠졌지만, 대부분 정문정 기자님이 찍은 것이고 6, 7 두 개는 오마이뉴스 김재우씨가 아이폰으로 찍은 것이다.


덧글

  • 잉여탈출기 2011/06/13 13:32 # 답글

    그동안 문제를 사회에 알리는데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반값등록금이라는 구호로 이슈화에는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으니
    이제 등록금 문제를 풀기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네요.

    당장 실현 가능성을 보았을때에는 한나라당식의 소득수준에 따른 장학금의 확대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무조건적인 반값을 실현하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많은지라.

    저는 이기회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격차 해소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 천영유희 2011/06/13 18:45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이 책을 얼마나 읽었다고
    아 진짜 대박이다.... 솔직히 시위하는거 다 좋은데 "책읽는다"는 명분으로 가지는 말자.
  • 허허 2011/06/13 23:28 # 삭제 답글

    등록금때문에 고민인 사람이 아이패드를;;
  • 미운오리 2011/06/15 15:50 #

    다음 포스팅 참조 요망욤. http://jamilaswan.egloos.com/4059016
  • 지나가다 2011/06/14 00:12 # 삭제 답글

    이렇게만 시위하세요 괜히 첨와대공성간다음 저색히들 국민의 기본권탄압한다 드립치지말구여
  • 2011/06/14 14:1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네야 2011/06/15 02:05 # 답글

    좋은 기사 늘 잘 읽고 있습니다. ^^
  • 미운오리 2011/06/15 15:49 #

    고맙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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