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오마이뉴스에 쓴 기사를 블로그에 올린 뒤 >> '대학생 기말고사의 달, 광화문 공부모임을 제안하며'
무수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맛집, 패션, 사진, 여행 이런 거 포스팅하면서 선플 받다가
오랜만에 뉴스 밸리 보냈더니 정말 이글루스 물 흐려진 게 실감나네요. 허허.
원래 웬만한 악플에는 면역이 된지라, "주인장님 부디 내 눈을 생각해서라도 비로그인 댓글 좀 막으셔라" 하는 댓글에도 "제 블로그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의연했건만... (간혹 네이버나 티스토리 쓰는 친구들이 와서 댓글을 달기에...)
좀 심한 헛소리다 싶은 것에만 덧글을 달아줬더니 쪽팔렸는지 알아서 자삭하는 악플러도 있었고요 (이제라도 깨달으면 다행인겁니다... 순간 판단력이 흐려져서 헛소리 하는 건 누구라도 그럴 수 있어요. 다만 이제는 댓글 달 때 한 번만 더 생각하고 쓰자구요)
아무튼 한가지는 좀 짚고 넘어가자 싶어서 분노의 포스팅.
중산층 자녀는 반값등록금 요구하면 안되나요?
제 블로그에 내일로 여행, 영화 리뷰, 신상 리뷰 등등을 훑어보시곤
이런 거 할 돈 있는데 뭣하러 반값등록금 개소리냐, 너따위 부유층의 마리오네뜨가 되어줄 것 같으냐
라는 글을 쓰신 분이 있었는데. =_=
일단 진상규명부터 하자면,
전 내일로 여행을 다닐 때 5일은 여행 다니고 2일은 PC방에서 알바를 하며 오마이뉴스에 여행기를 연재해서 원고료를 탔으며, 가난하게 다닌 배낭여행이라 별로 돈 안 들었으며(물가 비싼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쌌던 듯. 여행기 말미에 비용도 다 적었으니 계산해 보시죠)
영화는 대부분 학교 도서관에서 공짜로 틀어주는 거 보고요 =_= 하는 일 때문에 한동안 시사회 표라든지 이런게 많이 들어왔었고요.
신상 리뷰 ㅋㅋㅋ 그거, 어디서 새 명품 구두 사다가 우리 애기 자랑하는 그런 글들이 아니라... ㅋㅋㅋ 2천원짜리 예쁜 양말 사고 기분 좋아서 쓴 글, 플리마켓에서 3천원짜리 반지 사고 귀엽져? 자랑하는 글, 그런 거라서... ㅋㅋㅋㅋㅋ (제가 가진 제일 비싼 가방은 한 5만원쯤 하는, 여행용 캐리어에요 ㅋㅋㅋㅋㅋ)
까는 것도 좋지만 글이나 좀 읽어보고 까셨으면 좋겠다, 싶은 게 우선이고
일단 이 글의 취지는 자기 방어보다는 논지 전개에 있으므로... 적어나가자면
아무튼 제가 '부유층'이 아닌 것은 명확한 듯하고, 굳이 말하자면 저는 중산층의 자녀입니다.
그런데, 중산층 자녀는 반값등록금 요구하면 안되나요?
저랑 올해 대학에 입학한 동생이랑 연간 등록금이 2천입니다.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우리는 서울에 나와 따로 살고 있으니 집세, 생활비, 책값 등등만 해도 또 도합이 2천에 육박하죠. 중산층 기준이요? 연봉 6천이랍니다. 그리고 돈이란 벌면 벌수록 더 나가는 거 아시죠? 아파트 관리비, 차 두 대 보험료와 기름값, 각종 경조사비... 그럼 우리 엄마아빠는 이제 손가락 빨아야 되나요? 노후는요? 저는 제 한 몸이나 간신히 건사하면서 글쟁이질 할 것 같은데, 동생은 군대 갔다와서 졸업하려면 거의 10년은 걸릴텐데, 우리 엄마아빠 노후생활은 누가 보장해줘요? (보람상조?)
고액 등록금의 문제는 더이상 최하층 빈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차상위계층, 서민, 그리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 같은 중산층의 생활까지 위협하고 있는 게 등록금 1천만원 시대입니다. 왜, 재산이 58억인 오세후니도 자식들 등록금 때문에 허리 휘는 줄 알았다잖아요. 집이랑 차 다 팔아서 탈탈 털어도 5억도 안 될 우리 부모님은 어련하시겠나요?
그리고, 아니, 등록금 내기 빠듯하면 영화 한 편 보면 안되나요?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면 안 되나요?
사실 한때 저도 그런 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등록금 때문에 학원 알바를 하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고 힘들다는 어떤 언니의 인터뷰인데 손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더라고요. 일학년 때 그 영상을 보면서 '흥, 저거 칠할 시간은 있나' 생각한 적도 사실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거라도 안 했으면 그 언니는 도저히 살고 싶지가 않았을 것 같아요. 1천원짜리 매니큐어라도 발라서 기분을 조금이라도 전환해야, 이 지긋지긋한 알바의 사이클을 견뎌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 경우는, 뭐 그렇게 사는 게 죽도록 괴로워서 맛집 탐방 하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만...(그렇다고 특별히 비싼 것을 먹는 것도 아님-ㅂ-) 아니,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는 거 아니에요? 맛있는 것 먹고, 재밌는 것도 보고, 다들 그렇게 살 권리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러자고 우리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러자고 반값등록금도 해내라고 요구하는 거 아녜요?
중산층 자녀는 반값등록금 요구하면 안 돼요? 영화 보고 여행 다닐 돈 있어서요? 물론 그 정도의 작은 즐거움조차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는 것 알고 있어요. 그런데요 우리, 적 아니에요. 말기 암 환자만 아픈 거 아니에요. 감기 심하게 걸려도 많이 아플 수 있어요. '내가 제일 불쌍하니까 내 위로 다 닥쳐'라는 태도는 하등 도움될 게 없어요. 우리,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아프고 힘든 사람들끼리 뭉쳐서, 반값등록금 이루어내라고, 저 돌팔이 의사들한테, 그렇게 요구해야 맞는 거 아녜요?
+
뭐 이 글에도 숱한 이글루저들의 헛소리가 달리긴 하겠지만... 전 별로 상처 안 받으니 쓰고 싶은 대로 쓰시길. ㅋㅋㅋ
악플이라도 달아줘서 오히려 고맙기도 하네요. 한동안 은둔형 외톨넷 신세여서 심심했는데요 ㅋㅋㅋ 관심 고맙습니다요.
- 2011/06/07 00:01
- jamilaswan.egloos.com/4059016
- 덧글수 : 27
덧글
진보 보수가 문제가 아니라 앵무새처럼 같은말 반복밖에 못하는 수꼴 봇들이 너무 많네요.
아무래도 이글루 블로그스피어가 망쪼가 든듯....
언제부터 등록금 반값으로 해야하는지 좀 물어봐줘요
뭔 개소리를 하나 본다니까 대놓고 물어보기가 거시기 하네요 ㅋㅋ
광화문 책읽는 집회 나오시는거, 성적 안나온다고 저든 누구든 탓할 분들은 나오지 마세요. 전 강요한 적 없슴당. 우리 다 성인이잖아요.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어제 오늘 광화문에서 만난 분들은 다 그런 책임감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잠을 두어 시간 못 자고 밀린 과제를 한다 하더라도 광화문 집회에 그만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 분들이었죠.
광우병 쇠고기야 선동에 넘어간거라고 치고
반값 등록금,즉 등록금 깎아달라는건 그야말로 이념과 상관없이 서민이 원하는건데
여기서조차 좌빨 타령하고 있으니 이건 뭐 어쩌자는건지
세금으로 깎아달라 하면 좌빨 소리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점으로 차등해 등록금을 반값해준다면... 그것은 제2의 카이스트 사태처럼, 위화감을 일으키는 일밖에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장학금이죠. (그리고, 사실은, 반값이라 해도 결코 막 싼 건 아닙니다. 솔직히 갠적으로는 무상교육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우리사회와 정치권이 수용할 수 있는 폭이 이정도인것 같으니 인정.)
또한, 정말 쟤는 학교를 왜다닐까 싶은.. '열심히 안 사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나름의 가능성과 잠재성과 재능을 갖고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게 남들보다 조금 늦게 발현되거나, 자기 적성을 좀 못 찾았거나, 그런 문제가 있겠죠. 사회가 요구하는 모범생 코스를 밟아야만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미운놈 떡하나 더 주라는 소리가 차라리 더 낫겠소이다.
나중에 직장다닐 때 성과급같은거 차등없이 전부 달라고 한번 해봐요
뭘 물어보는지 이해를 못하는거에요? 아니면 못알아 듣는척하는거에요?
조금 근본적인 문제라면 울나라 사람들은 "대학 나와야 사람 취급 받는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 라는 인식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대학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월급에는 기본적인 호봉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닙니까.
등록금도 마찬가지죠. 공부 잘하는 학생한테는 전액이든 +a든 장학금 줘도 됩니다. 그런데 일단 등록금은 어느 정도 선에서 좀 맞춰주자는 거죠.
저도 80%가 넘는 대학진학률이 상당히 불필요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사회적 편견에 도전하기란 아주 어려운 문제죠. 대학 못 나오면 먹고살기 힘드니까. 그리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많다는 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순기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대학에서 배워서 그걸로 취직해서 사회에 이바지하는데, 교육 문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거죠.
현재 정치권에서 내놓은 반값등록금이 포퓰리즘 경향이 크고, 재원대책등도 만큼, 찬성하는 분들이 반대측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그런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는 자리라면, 응원하겠습니다. 그냥 무작정 인하하라고 땡깡부리는 모임이라면..... 뭐 제가 아니라도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못하겠죠.
(당장 다음 등록금부터 반값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기대하거나 하시는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촛불 집회 이후로 집회가 참 갑갑한게 골이 없기 때문입니다. 집회의 성격, 구체적인 현실적인 목적등이 정말로 정말로 고민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기존에는 민주화라는 절대적인 선이며 양보할수 없는 목표가 있기에 용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죠. 시위의 목적이 어디에 있으며 어디까지 얻어야 하는가를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시위는 사회에 우리가 이것을 원한다고 알리는 목적이라고 생각하며 그 이상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네~알겠습니다
대한민국 자칭 진보 퀼리티 정말이지 진저리나게 실감하고 갑니다. 가끔 닭사다주는거 잡수시면서 키스타임도 종종 가지고 그러세요
음, 방법론적인 면에 있어서는 계속 고민을 하고 있어요.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니까 그때그때 판단하고 대처하는 게 쉽지 않은 면도 있고요. 제안 감사합니다. ^_^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는 복지라야지, 어느 특정 계층(대학에 가는 사람)에게만 부여되는 복지에는 반대올시다. 그건 역차별에 지나지 않는바...
계열별로 수업료가 다른 건 어찌 해야 하는지.. 그것도 평등하게 액수 맞춰줘야 하는지,
아니면 시비를 걸고 싶으신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