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5 22 걸판 단막극전 - "가족의 발견" 공연 리뷰

2011 05 22 4pm 성미산 마을극장 with choa&sky

태국에 가는 바람에 그랬나, 원고 쓰느라 넋이 나가 그랬던가 아무튼 놓쳤던 걸판 단막극전. 가까운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한다고 하니 냉큼 찾아갔다. 작품은 오세혁 작가의 <아빠들의 소꿉놀이>와 <크리스마스에 삼십만원을 만날 확률>. 두 편 모두 희곡을 이미 읽었고 많은 감동을 받았기에 충분히 기대했고, 공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두 편 모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빠들의 소꿉놀이가 가족관계가 유지되는 매커니즘 - 대화의 부재, 거짓말 -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크리스마스에 삼십만원을 만날 확률은 가족이 어떻게 와해되고, 결국은 서로에게 회귀하는지 보여준다. 처절하게 괴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일말의 희망, 따뜻한 감동의 요소를 빼놓지 않는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관객은 시종 재미있다. 지나치게 무겁고 어두운 톤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적절한 희비극의 교차, 울리면서 웃기기. 그게 바로 걸판의 색깔이고, 작가 오세혁의 주특기다.

즐겁게 연극을 보면서도 가슴 한켠이 묵직하게 짠하다. 좋은 연극이란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놀이터를 배회하는 가장들이 그렇게 많은지, 술집에서 전병을 팔러 돌아다니는 아주머니들과 '아빠방'이란 게 있다는 것 모두 나에겐 새로운 얘기들이었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내가 이미 희곡을 읽은 바람에 나로서는 1g 지루한 감이 있었다. 특히 뒷부분이 약간, 뭔가 끝날 것 같은데 안 끝나는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희곡도 안 읽고 걸판 작품을 처음 보는 친구는 재밌고 좋았다고 했다) 나는 워낙 영화든 연극이든 서사 위주로 보는 사람이라서... 그래도 그건 있었던 게, '말의 운명'을 지켜보는 재미. 흰 종이 위에 그렇게 적혀있던 글자들이 저렇게 살아서 나오고, 생동하고, 그리고나서 죽는구나.

언제나처럼 배우들의 연기력도 발군이고, 아, 크리스마스에 삼십만원을 만날 확률에서는 진짜 재료를 가지고 김밥을 싸는데...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어찌나 진동하던지 ㅋㅋㅋ 공연이 끝나고 무대 앞으로 몰려가 김밥을 먹던 관객들이란 ㅋㅋㅋㅋㅋ


덧글

  • 소박하고도 2011/05/24 00:29 # 답글

    아악 보고싶어지네요!
  • 미운오리 2011/05/24 12:05 #

    헤헤, 다음 공연 소식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D 제 블로그 이웃인 저 오작가가 보면 매우 반가워할 댓글이네요. ㅋㅋㅋㅋㅋㅋ
  • 오플린 2011/05/24 21:54 # 삭제 답글

    이미 반가움과 감동중 ㅠ.
  • 미운오리 2011/05/25 05:28 #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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