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나의 점수 : ★★★★
술술 재밌게 읽히는 신문 연재용 소설
신간 소식을 듣고 한 번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에 와보니 책이 있다. 엄마가 빌려 온 건데 재미있으며 나의 여행책 저술에 도움이 될 것이며 빨리 갖다줘야된다고 성화하는 통에 어제 하루만에 독ㅋ파ㅋ
술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딱 신문 연재용 소설이고 공 작가 초기작 같은, 작가 자신의 표현에 의하면 '그땐 참 아는 것도 많았던' 뭐 그런 느낌은 전혀 안 난다. 사실은 공 작가가 그의 말대로 '인생의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시절'의 에세이에 반해 그의 책들을 사모으기 시작한 나로서는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작가가 행복해보여 흐뭇하다. 세 아이의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사는 모습에 괜히 나까지 뿌듯하다. 책 속에 그런 말이 나온다. 행복한데 어떤 놈이 글을 쓰고 시를 쓰냐고. 나도 집에 내려와서 마냥 편하게 풀어져 있을 때는 심오한 글(애초에 그런 게 어딨겠냐마는)을 못 쓴다. 특히나 소설도 아니고 시 같은 것은, 행복한 이로서는 쓰기가 참 힘든 것이다. 그래서 공 작가의 글이 훨씬 가벼워지기는 하였지만(전작도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가 아니었던가) 세월이 숙성시켜준 깊은 감칠맛이 있으니 이것도 나름 읽음새가 난다.
책을 읽기 며칠 전에 구례와 하동을 다녀와서 글에 나오는 지명 같은 것들을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실제로 지리산과 섬진강에 가보니 그 많은 문인들이 왜 그리도 이곳을 예찬하는지 알 수 있었다. 겨울인데도 이런데, 하물며 봄에랴. 노고단에 오르려 했으나 동절기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갈 수 없었다. 4월 중순 이후에 다시 운행한단다. 기차여행은 웬만큼 종결했으니, 올해는 등산화를 장만해서 산을 좀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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