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2 04 <형사 Duelist> 영화 리뷰 - 내 인생의 영화들

형사 Duelist
하지원,강동원,안성기 / 이명세
나의 점수 : ★

한 시간 오십 분 짜리 명화 슬라이드 쇼


with 동생



강동원이랑 미쟝센 때문에 별 두 개 주려다가 끝까지 너무 막장이라 도저히 안되겠어서 한 개.

한 시간 오십 분 짜리 명화 슬라이드 쇼인듯. 전혀 개연성 없는 전개. 확실히 영상미는 대박이긴 했다. 대종상 미술상 받은 게 충분히 이해 갈 만큼. 하지만 난 영화는 영상미만 갖고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짜증났다. 도대체 내용이란 게 없다. 충격과 공포. 간만에 현대 한국 영화에 제대로 실망. 당분간 고전영화만 보기로 결심했다. 고전영화는 쓸데없는 잔기교 부리지 않고 서사 자체에 충실해서 좋다.

하지원은 여검객이라는 역할 자체는 어울리는데 소리 빽빽 질러 대는 건 개그코드인지 뭔지; 이해 불가. 안성기는 왜그렇게 촐싹대는지 ㅠㅠ 강동원만이 멋있긴 한데 도대체 가발은 왜 씌웠으며, 첫 장면에 나오는 불상은 어찌 된 것이며, 의문 투성이. 겉멋만 잔뜩 부렸다.

설정들도 현실성 없고, 개연성 없이 너무 비장하다. 역적 한 명 잡는데 무슨 명성황후 시해되는 줄 알았다. 한참 개그 치다가 사람 죽다가 난리니 무게감이 너무 오락가락해서 혼란스럽다. 영상미를 살리기 위한 편집은 잘 했는데 내용 몰입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더 헷갈린다.

이거랑 비슷하게, 스토리 따위 없고 대충 그림만 이쁘게 그려서 팔아먹으려는 영화로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있다. 그 영화는 솔직히 <형사 Duelist> 정도의 영상미도 안 되고 CG도 완전 어설프고 내용도 픽션인지 팩션인지, 한복만 입혀 놨지 완전 고딩들이 쓰는 인터넷소설 수준이었는데(인터넷소설을 딱히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와는 문법이 아주 다르다고 생각한다) 캐스팅은 유지태에 수애여서, 도대체 그 정도 되는 배우들이 이미지 생각 안하나? 싶었는데. 아무리 개런티를 많이 준다 해도 대본 한 번 안 읽어보고 출연을 결정하나? <형사 Duelist>도 마찬가지로,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배우들이 아까웠다. ㄲㄲ

대사도 없다. 같은 시간 공중파에서 방영된 <전우치>에는 주옥 같은 명대사가 줄줄이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대사는 딱 하나다. 독화살을 맞은 사람의 비유. 누군가 독화살을 맞았으면 화살을 뽑고 독을 빼내는 게 우선이지 독화살을 쏜 사람이 누군지는 나중 문제다. 그런데 사람들이 엄한 데서 헤매는 사이 화살 맞은 사람은 죽고 만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우리나라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얘기라 인상깊었음.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거지. 하지만 여기까지. 이거 말고 아무 대사도 없음. 강동원 이름도 안 나옴. 엔딩크레딧에 강동원 역할 '슬픈눈'이라고 나오자 동생이 화냈음. ㅋㅋㅋㅋㅋ

남순과 슬픈눈, 연애를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싸울 거면 제대로 싸우라.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관객 농락하지 말고. 전혀 감정전달이 안 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감독님, 스토리를 만드는 것보다 그림 그리는 게 쉬우신가요?
그렇다면 광고계로 나가보시는 게 어떨지?

ps. 영화평을 좀 찾아보니 '가장 대중적인 실험영화'라느니 감각적인 영상이 어쩌구 호평도 꽤 많다. 이게 내 심미안의 수준이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난 이 영화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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