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하동 하동 집 집 집 On the Road - 22 겨울 여행

하동은 정말 좋은 동네였다. 부산에 이어 내 마음속 여행지 2순위로 등극!

어제는 울산에서 쌀쌀맞은 사람들 때문에 조금 속상한 마음이었는데, 10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 하동역에 내리니까 그저 푸근해져버렸다. 보통 밤에 다니게 되면 좀 무섭기도 하고 확 외로워지기도 하고 그러는데 이상하게 하동에선 그러지 않았다. 우리 시골 옥천 외갓집 있는 동네랑 느낌이 비슷해서 그랬나. 경남인데도 더 전라도 같은 곳, 하동.(화개장터가 있는 동네라ㅋㅋㅋ)

그 수많은 문인들이 왜 그리도 섬진강, 지리산을 찬양하는지 확 이해하고 왔다. 겨울인데도 이렇게 좋은데 봄가을에는 말해 무엇하랴. 아름답다, 아름다워! 꼭 다시 가리라!

순박한 시골. 관광지라기보단 휴양지, 아니 그냥 고향마을에 더 가까운. 산을 보고 강을 끼고 사는 사람들. 슬로시티. 아까는 역에서 터미널로 걸어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할머니가 갑자기 "지금 몇십니꺼?" 하기에 '읭? 나한테 묻는 건가?' 두리번 하고는 시간을 알려드리기도 했다. 할머니는 아직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안도하셨다. 길 가던 (그것도 산사람처럼 껴입은) 사람에게 시간을 물어본다는 건, 시계가 없다는 뜻인가. 하긴, 느리게 살 자유가 있는 이곳 하동에서는 도시에서처럼 시간에 민감할 이유도, 당연히 핸드폰을 상시 휴대할 이유도 없을 테니까...

아무튼 이렇게 (온몸으로 구제역을 옮기고 다니던) 5일 간의 경상도 일주는 오늘로 일단락. 발도 너무 아프고 어차피 버스 시간 애매해서 더 가볼 수 있는 곳도 없고 해서 예정보다 한 시간쯤 이르게 열차에 올랐다. 순천에서 환승하고 계룡 도착. 환승 시간 빼고 세 시간 반 정도 걸렸다. 구제역균 묻었을 옷들 탈탈 털어 세탁하고 동생 후드티 훔쳐 입고 (사실 이것은 동생이 잘 안 입는다며 나에게 증정한 것인데 아주 마음에 든다. 대가로 옷 사주기로.) 밥 먹음. 하동역에서 기차 기다리며 티비 보는데 떡볶이 나와서 먹고 싶었는데 엄마가 떡볶이를 해줬다. 웬일. ㅠ_ㅠ 감동감동

하동도 좋았고 집도 좋고나. 아싸.

ps. 내일은 동생 데리고 구례구역까지 가서 지리산 둘레길 언저리만 얼쩡대다 와볼랬더니 난데없이 지리산에 불... 가가갈수있나염ㄷㄷ
좀 알아보니까 제가 갈 곳은 그래봤자 성삼재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짧은 코스+화엄사 정도니까 별 무리는 없을 듯도 한데... ;ㅂ; 보통 이렇게 산불이 나면 어떻게 되나요 아시는 분 없으신가


덧글

  • 2011/01/31 02:45 # 답글

    산불 ㅎㄷㄷ;;;;;;
    지리산에 불났나요???
  • 미운오리 2011/01/31 11:51 #

    넼ㅋㅋ 산자락이라니까 산 자체에 큰 피해는 없는 모양이지만요!
    구례군청 문화관광과에 전화해보니까 노고단이랑 화엄사는 갈 수 있다고 해서ㅋㅋ또다시 기차네요 하하핳
  • HakyongKim 2011/02/01 16:40 # 삭제 답글

    이렇게 산불이 나면.... 저도 모르겠네요 ㅠㅠ
    다행히 연휴기간 내내 따뜻하다니까 여행하기엔 딱 좋은 날씨인것 같네요.
    길조심 돈조심 사람조심 술조심....^^ 항상 조심조심하시구요~
    뜻있는 여행되시길~~
  • 미운오리 2011/02/01 20:24 #

    다행히 큰 불은 아니고 난 장소가 달라서 화엄사와 노고단은 갈 수 있었어요 ^ ^
    다만 겨울철에는 노고단까지 가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바람에 ㅠㅠ 결국 차편이 없어 그쪽은 못갔다능 ㅋㅋㅋㅋ 의외의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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