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1 17 <밀리언 달러 베이비> 영화 리뷰 - 내 인생의 영화들

밀리언 달러 베이비
클린트 이스트우드,힐러리 스웽크,모건 프리먼 / 클린트 이스트우드
나의 점수 : ★★★★★

엉엉. ㅠㅠ


자정 넘은 시각. 집에서 LG U+ TV로




무지 유명한 영화, 이제야 봤다. 굳이 신작을 챙겨보는 스타일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고, 권투 영화라는 게 별로 안 끌려서 썩 보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다. 스포츠를 별로 즐기지 않는데다가, 분명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 자명한 격투기라니. 포스터부터 너무 뻑뻑하고, 뭔가 막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그래도 컨텐츠 목록 뒤적뒤적 하다 보니 볼 게 별로 없어서 고르게 됐다. 오밤중에 정신 나간 로맨틱 코미디 보면서 깨어 있고 싶진 않았으니까. IPTV에 고전영화가 한 백 편쯤 들어 있으면 참 좋을텐데. 아무튼 엄마아빠는 자고 동생은 방에서 컴퓨터 하는데 거실에서 혼자 불 꺼놓고 담요 뒤집어쓰고 봤다. 글썽글썽하면서.

긴 세월을 기다리며 번데기 상태로 낮게 엎드려 있다가 여름 한 철 찢어질 듯 울어내고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생을 마치는 매미. 혹은 오래 다듬은 날개를 활짝 펴고는 자유롭게 창공을 날다 금세 힘을 다하는 나비. 십여 년을 웨이트리스로 살다가 일 년, 길어야 이삼 년 쯤 되는 동안 링 위에서 갈채를 받고, 절정에 이르러 쓰러진 almost-챔피언, 웃으며. 빛나는 순간들은 짧았지만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에 짧은 것이 아닐까. 다들 행복했을거야.

챔피언이 되는 과정 그 자체보다는 관계에 초점이 있는 영화다. 매기와 프랭키, 매기와 스크랩, 매기와 가족. 그러다보니 뭐 엄청 특별히 잘 하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복싱이란 게 원래 그런가. 잘 모르겠지만) 막 KO승 해버리는 게 좀 읭? 스러운 면도 없잖아 있었다. 도대체 몇 년이나 연습한 건지도 잘 표현이 안 되고 해서. 하지만 보다 보니까 이 영화가 뻔하디 뻔한 챔피언의 드라마틱한 성장기가 아닌 걸 알겠더라고.

매기의 가족을 보며 정말 화가 났다. 실제로 현실에서 저런 이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뭐든, 절대적인 것은 정말로 없다. 혈육이든 사랑이든 뭐든. 그저, 많이 노력해야 되는 거고 진심을 다해야 되는 거고, 그렇게 해도 안 될 수도 있지만 그러면 낙심하고 말겠지만 그래도 뭐,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된 거고.

까칠한 신부님은 도대체 왜 저러나 싶었는데(내가 이해 못한 뭔가가 있는건가? 아니면 무슨 설정이 숨어 있기라도 한가?) 마지막에프랭키에게 건넨 말만은 와닿았다. 당신은 수십년간 매일 교회에 온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은 자기자신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법이라고. 그러니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하느님께 맡기라고...

하지만 프랭키 영감은 죄책감과 회한 등 모든 것을 무릅쓰고, 혈육과 같이 여기는 사랑을 실천한다.
죄라고 생각해도 어찌할 수 없는 사랑.
지독하다. 하지만 아름답다. 참 시리고, 또 아프고.

데인저가 최선을 다해 빛나줬으면 싶고,
스크랩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고,
프랭키가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s. 힐러리 스웽크는 잡지에서만 보고 실제 연기하는 건 처음 봤는데, 되게 훌륭한 배우인 거 같다. 인터뷰 얼핏 봤을 때 그녀도 뭔가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던 뭐 그런 거 같던데. 그래서 그런지 역할을 잘 소화했다. 억양도 무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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