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1 14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 리뷰 - 내 인생의 영화들

냉정과 열정사이
타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시노하라 료코 / 나카에 이사무
나의 점수 : ★★★★

잔잔한 사랑 얘기, 안정적인 미쟝센. 나쁘지 않은 연애 영화


거의 넉 달만에 돌아온 집에서
LG U+ TV



소설에서부터 상당한 베스트셀러였고, 영화도 그럭저럭 흥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시나 웰메이드다. 멜로 영화는 지루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피렌체라는 도시와 미술품, 집들의 아름다운 미쟝센들을 잘 담아내 보는 재미를 준다. 영 지루하고 뻔한 스토리도 아니고 부분부분 반전 비슷한 것도 조금씩 있고, 조그만 충격이나 자극 같은 것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잼미있게 볼 수 있었다. 원작을 읽기는 했지만 워낙 오래 전이라서, 대강의 스토리만 기억하는 정도라 영화 감상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본어와 영어, 이태리어가 뒤섞여 다소 혼란스러웠던 것과 아주 살짝 개연성 떨어지는 에피소드들(루카 커플의 결혼이라든지 쥰세이의 망나니 아버지의 귀환이라든지 뭐. 두 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도 이걸 다 설명하기엔 부족했던 거겠지), 마빈 역 맡은 배우의 연기력이 부족했던 점은 좀 지적하고 싶지만... 어쨌든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야 이렇게 주연이 있고 조연이 있는 것에 대해서 비난할 수 없지만 그냥 우리 삶이, 우리 사랑이 다 이렇지는 않은가 싶어서 좀 슬프다. 마빈도 메미도 자기 삶에 있어서는 주인공인데, 아오이와 쥰세이와의 사랑에 있어서는 들러리 역할이었을 뿐이지 않은가. 현실에서도 우리는 내 욕심을 위해 다른 누군가를 들러리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고 해서 받은 사랑을 보상하기 위한 위선을 떨라는 말은 아니지만, 분명히 나도 반대의 입장에 놓이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내 삶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생도 아껴주어야 하는 것이니까, 정확하게 맺고 끊고, 거짓말은 하지 말고, 그 순간의 상대방에게 충실하고... 그런 기본적인 배려와 예의는 꼭 지켜야 될 것 같다.

특히 쥰세이가 메미에게 쌀쌀한 거... 진짜 못됐다. 이건 그냥 '나쁜 남자' 수준이 아닌거다. 단 한 번도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았다. 아니면 애초에 희망고문을 하지 말든가... 뭐 그가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게 따뜻한... 이든 뭐든 간에!!! 이건, 인간으로서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ㅠ_ㅠ 죄받는다, 죄받아!!!

<보통의 존재>에서 이석원은 연애를 '릴레이'라고 표현했다. 이 사람에게 받은 것을 바로 돌려 주는 게 아니라 그 다음 사람에게 주게 되는... 이 사람에게서 배운 것을 가지고 다음 사람에게 더 잘해줄 수 있게 되는, 사실은 무진장 불합리한. 그러니까 현실에서 우리는 때로 메미나 마빈이 되기도 하니까... 내가 늘 주인공이면 물론 좋겠지만 아오이와 쥰세이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면 솔직히 존나게 상처받아 버리고 말 것 같아서... 괜히 좀 짜증이 났다. 뭐, 영화는 영화다...만.

그리고 또 괜한 딴지 하나 더. 막연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십 년을 기다릴 수 있을까. 이 청춘에? 솔직히 불가능한 얘기.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까먹어서라도 이건 불가능하다(!). 자꾸 이런 책 읽고 이런 영화 보고, '막연한 특별함' '일생의 사랑' '천생연분' 같은 것에 대한 기대감만 자꾸자꾸 키워놓으니까 연애를 못 하는 거라고... (슈밤. 누구 얘길까) 드라마가 애들을 망친다니까... 젊은이들의 활발한 연애질을 위해서 이런 비현실적 러브스토리는 최소 두 번 이상 제대로 연애를 해본 사람만 볼 수 있도록 등급 설정을 해야...


덧글

  • 2011/01/15 23:10 # 답글

    저도 봤었는데(08년도때) 기억이 전혀 안나네요;;; 분명봤는데 위 글을 읽어도 뭔말인지 모를정도의 기억력에 좌절중입니다 ㅠㅠ 다시 보고싶어집니다!!! 다시 봐야겠네요 ㅎㅎ ㅠㅠ
  • 미운오리 2011/01/16 01:48 #

    저도 영화 보고 나면 깨끗이 잊어버리는거 정말 많아요. ㅋㅋㅋ 그래서 귀찮아도 의식적으로 이렇게 조금이라도 기록해둔답니다. ㅋㅋ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싶어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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