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5 <버터플라이> 영화 리뷰 - 내 인생의 영화들

버터 플라이
미셸 세로,클레어 부아닉,나드 디유 / 필립 뮬
나의 점수 : ★★★

'이자벨'을 찾아 떠나는 노인과 아이의 우정



오후 2시. 홍은원영상자료관.



"불행한 아이들은 조숙해지려고 하죠." 줄리앙이 이자벨에게.

화사하고 아름다운 남프랑스의 정경에 눈이 청량해지는 영화다. 구도는 정적이고, 광각으로 푸른 초목을 비추어낸다.

상대적으로 서사의 짜임새는 약하다. '이자벨'을 찾은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스토리도 없고, 외로운 노인과 어린애의 우정이란 것도 별다를 것 없는 소재다. 줄리앙 노인이 시계를 고치는 일도, 나비 수집과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넋이 나가 고장난 시계만 바라보던 민박집 할머니는, 이제 줄리앙이 고쳐 준 시계를 쳐다보고 있게 될까? 민박집 꼬맹이 남자애는 몇 번이나 암시적으로 등장했는데 왜 마지막 순간에는 나타나지 않았을까? 여러 모로 속시원치 않은 영화다. - 하지만 이렇게 딴지를 걸고 있노라면, 아무렇지 않은 설정들에 복선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내가 할리우드 영화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반성도 든다. 물샐틈없이 정교한 짜임새로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까발려나가는 할리우드 영화는 그저 쉽고 통쾌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상대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프랑스 영화다 보니, 익숙한 느낌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불편한' 영화인 것은 아니지만 물 흐르듯 부드러운 영어와 달리 불어의 비음은 너무 섹시해서 귀가 피곤한 것이다.(아무튼 나는 다시 불어를 공부해 보고 싶은 것이다) 노인과 꼬마는 투박하게 틱틱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그게 이 영화의 절반이다. 담백한 프랑스식 개그코드는 이해는 가도 재미는 없다. 장면 전환은 느리고 정적이라 지루한 느낌도 드는 것이 사실. -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처럼 과장된 표정과 구도와 몸짓으로 어떻게든 관객을 울리고 웃기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그저 이렇게 목가적인 풍광을 관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별 맛은 없어도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이 담백하고 몸에 좋은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한국판 제목을 왜 이따위로 지었나 모르겠다. 원제는 '빠삐용'. 불어로 '나비'라는 뜻이다. 그냥 '빠삐용'이라고 하거나 '나비'라고 할 것을 되도 않게 상관도 없는 영어로 '버터플라이'가 뭐냐. 아무래도 흥행을 고려하면 보다 어감이 와닿는 제목을 붙여야 해서 그런 것 같은데 영 맘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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