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일 학생리포터 기획팀 면접. 질문과 답변 대학내일

면접이란 건 늘 부담되긴 하지만 오늘 면접은 오랜만에 정말 최고였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치러진 개별면접이라 긴장하지 않고, 또 은근한 신경전 가운데서 경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말해줄 수 있었다.

사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스스로도 여전히 잘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답변했다. 예정된 면접 시간은 십 분이었지만 거의 이십 분 동안이나 이야기했다. 면접을 보고 나면 늘 '아, 왜 그런 뻘소리를 했지 ㅠㅠ'라며 좌절하곤 하는데 오늘 면접에서는 당당하게 '전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나올 수 있었다. 면접관님들도 만족스럽게 웃으시며 '면접 정말 잘 보셨다'라고 말해주셨다. 붙고 안 붙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다 했다는 게 흡족해서 질문과 답변들을 기억나는 대로 거칠게나마 옮겨 본다. 단지 합격을 위해 발린 말 하지 않았고, 정말 솔직한 내 생각을 말한 것들이어서 '이게 나다'를 보여주고 있는 질답들이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원동기: 대학내일과는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자기소개서에도 썼듯이 두 번이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평소 굉장히 애독하는 잡지다. 대학내일을 애독하게 된 것은 학교에서 잡지 에디터 활동을 하게 되면서인데, 그 때부터 패션잡지는 물론이고 학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학내일을 자주 읽게 됐다. 언젠가 한 번 학생리포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학기에는 휴학중이었고, 이번에 기회가 닿았다. 워낙에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또 대학내일의 글들을 좋아해서 꼭 하고 싶었다. 다른 대학생 매체들은 사실 글이 별로인 경우를 많이 보는데 대학내일은 기자님들이 첨삭을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글이 좋고 감성적인 문체가 마음에 든다.

Soo;M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다. 직접 발간에 참여한 것인가 : 그렇다. 두 번의 잡지가 나왔고 3호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초창기라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학교 홍보대사는 지금도 하는 것인가? 숙대 홍보대사가 G20 의전을 한다던데 : 지금은 거의 활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딱히 활동 기간이 정해진 바가 없어서 지금도 내가 지원하면 할 수 있는데, 고학번은 거의 안 하는 분위기다.

Soo;M에서 시사문화에디터를 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대학내일에는 기획팀으로 지원했는데, 문화팀을 할 생각은 없나: 문화팀에도 관심이 없진 않다. 나중에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문화팀을 하게 되면 최신의 책이나 영화를 많이 봐야 하는데, 지금의 나는 그것보다는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기획팀을 하고 싶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사실 고전이 아니긴 한데, 대학내일인지 어떤 잡지에선지 소개를 보고 박성경의 <쉬운여자>를 읽었다.

어떤 책이었나 : 제목이 도발적이지 않나. 다들 쉬운여자가 아니라 나쁜여자, 나쁜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세상이다. 책 속의 쉬운여자는 남들의 부탁을 다 들어준다. 당직을 대신 해 달라면 해 주고, 자자면 자고, 쓰레기도 대신 버려 준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인생을 재미있고 즐겁게 산다. 우리는 굉장히 독하게 아득바득 살고 있는데, 좀더 쉽게 살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휴학하고는 무얼 하셨는가? 자소서에는 지방에 내려가 칩거했다고 썼는데. : 딱히 무슨 '활동'을 했다 내세울 건 없고 책을 많이 읽었다. 글도 많이 썼다. 지금처럼 나는 글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맘 먹은 건 휴학 기간을 보내면서다.

장래희망이 '저널리스트'라고 썼다. 어떤 종류의 저널리스트? : 사실 그것까진 잘 모르겠지만 어떤 종류의 저널리스트든 되고 싶다. 어떤 글이든 쓰고 싶은 것이다. 학교에서는 주변 친구들이 기자를 많이 지망하고 있어서 그런 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나는 그 외에 칼럼처럼 자기 생각을 풀어 쓰는 것도 좋아하고, (이런 얘길 어디 가서 잘 하진 않지만) 문학에도 굉장히 관심이 있어서, 지금은 필력이 부족하지만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글을 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병행할 수 있겠나 : 오마이뉴스는 딱히 마감도 없고 내가 쓰고 싶은 것만 쓰면 돼서 문제되지 않는다.

요즘 대학가의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 캠퍼스가 텅텅 비어간다. 대학문화의 부재다. 진보의 말로 하면 '파편화된 개인'인지도 모른다. 학교는 비었는데 강남역에서 돈 내고 모여 스터디를 하고 있는 거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 대학내일의 논조도 지적하고 싶은데, '아웃캠퍼스'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여대에 다니고 있는데 그런 경향이 더 심해서 요며칠 특히나 좌절하고 있다.

박솔희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한 마디로 말한다면. : (고민하다가) 사실 그 고민으로 어제 두 시까지 선배와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지금 굉장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나는 고뇌하는 사람이다. 아직 내 정체성을 찾지 못했다. 자소서에 썼다시피 나는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온갖 활동들을 거의 다 해봤다. 그런데 아직도, 딱 이거 아니면 죽겠다는 걸 못 찾았다. 다 재밌고 다 좋기는 한데. 한 가지는 찾은 것 같다. 글 쓰기. 글 쓰기 아니면 죽겠다는 생각은 든다. 글 쓰기가 또 굉장히 고뇌하는 작업 아닌가.

그래도 한 마디로 말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뭔가 : 사실 주변 친구들이 '이거 딱 너 같아'라고 말해주는 건, 굉장히 밝고 활기차고 귀엽고 즐거운 그런 모습이다. 진짜 그런 면도 있고 술자리에서 분위기 띄우고 그런 것도 잘 하긴 한다.

(의외라는 반응) : 그래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있다. 아직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

대학생에 대해서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자소서에 썼는데, 요즘 대학생들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 다원성이다. 보통 대학내일에서 비추어지는 대학생들은 적당히 스펙 쌓고, 공부하고, 그런 정도다. 그런데 내가 작문에도 썼지만, 우리가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보통 대학생이 아닌가? 이분법적인 프레임이다. 그들도 똑같이 등록금 내고 학교 다니는 대학생이다. 학교에서 종교활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다. 전도활동 등에 대해서 '쟤네는 왜 저래' 싶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실은 똑같은 대학생의 한 사람이다. 장기하의 싸구려커피가 표상하는 것처럼, 스펙 쌓는 것은 관심도 없고 할 줄도 모르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하루 걱정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대학생들이다. 사실 진짜 '보통'이라는 게 뭘까? 굉장히 다른 모습들로 살고 있지만 그들 모두가 '대학생'인 것을. 그렇게 다원화된 것이 오늘날 대학생들이다.

방학 동안 내일로여행을 다섯 번이나 했다고 했는데, 대학내일의 내일로 기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난 내일로 여행을 거의 열 번이나 해서 그 기사가 특별히 내게 정보가 되진 않았다. 방학 중이라 온라인판으로만 대강 봤는데,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걸 잘 잡아냈다고 생각한다. 내일로티켓이 생긴지 3년차인데 매년 거의 50%씩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컨텐츠가 많네요. 다른 매체에 글을 써도 될텐데 굳이 대학내일을 찾은 것은? : 사실 글이란 마감이 있고 독촉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인가.(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은 : 특별히 없다. 난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덧글

  • 소박하고도 2010/10/29 09:36 # 답글

    어머. 인상깊은 면접이네요. 자소서 쓸 때 참고하고 싶을 정도예요
  • 미운오리 2010/10/29 09:46 #

    앗, 도움이 되신다면 저야 영광이죠 :D 워낙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거고, 실제로 인연도 있고 애독자고 그래서 더 자신감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면접관님들도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던 ^ㅂ^
  • 리지나 2010/10/29 16:06 # 삭제 답글

    껄껄껄 그렇다고 진짜 됄것같다고 말하고 나오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미운오리 2010/10/29 16:39 #

    ㅋㅋㅋ 지윤이야? ㅋㅋㅋ 나 쿨하지? 사실 "곧 다시 뵙죠"라는 식으로 은유했어야 하는데. 센스없게 말해버렸다고 생각해서 조금 아쉬웠어.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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