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를 위하여 (저널리즘실습) 여기저기 썼던 글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하여

대통령은 줄곧 공정 사회를 부르짖지만 현실은 영 청개구리 꼴이다.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는 ‘현대판 음서제도’라는 비난을 받으며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그보다 조금 앞서 이뤄진 인사청문회는 사회적 공분을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했다. 거대한 불의의 벽 앞에서 국민들은 더 이상 웃지도 울지도 못 하는 중이다.

이러한 현실에 항의라도 하듯, 최근 대부분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목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정의론과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는 하버드의 명강의를 바탕으로 쓰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이다.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우리 대중의 갈증을 반증하는 느낌이다.

정의란 사회적 희소가치의 올바른 분배를 말한다. 이 올바름의 기준에 대해서는 정치철학자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샌델은 이를 행복, 자유, 미덕으로 요약한다. 사회 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하고,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며,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장관 딸 특채는 국민의 행복을 감소시키고, 다른 응시자의 권리를 박탈했으며, 도덕성과도 거리가 멀었다.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등의 혐의를 골고루 받은 인사청문회 대상자들 역시 우리 사회의 가치 분배 과정이 왜곡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이들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정의 관념이 희박한 것도 문제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연, 지연 등의 각종 ‘끈’을 이용해 이권을 취하는 일은 고위공직이 아니라도 안팎으로 벌어진다.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역시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흔하고 별 문제도 되지 않는 일이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행태에 국민들은 부당함을 부르짖지만 어쩌면 ‘질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의로워질 수 있으려면 좋은 선례가 많이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 시절 가정 폭력을 당한 아이는 부모를 증오하면서도 결국 똑같이 폭력적인 부모가 되고 만다지 않나. 우리는 불의에 분노하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그에 무뎌져 가고, 부지불식간에 답습하게 된다. 불의한 현실의 폭력에 김이 샌 대중에게 본받을 만한 어른, 깨끗한 공직자의 상을 제시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다행히 많은 이들이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고민하고 있다. 비록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여전히 올바름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이 회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근 우리는 아까운 어른들을 많이 보냈지만 새로 훌륭한 인물들이 나와 정의로운 사회의 귀감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 저널리즘실습 수업 과제로 쓴 글


이글루스 가든 - 하루한번 정부까는 가든

덧글

  • 핀투리키오 2010/09/15 17:00 # 답글

    사실 저 특채 논란은 좌/우 이전에 상식적인 민주주의 사회라면 그냥 정의롭지 못한 일이죠. 덕분에 MB가 이에 대해서 엄하게 대처한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좌우파를 막론하고 기본적인 선을 올곧게 지키는 공인들이 많이 나와야해요, 정말. 그리고 그에 대해선 칭찬할만한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떠나 칭찬해주는 문화. 이런 게 정착되지 않으면 계속 극에 치우친 과격한 입장들만 목소리를 높이는 데 유리할 뿐....그런데 정의란 무엇인지, 정말 어려운 문제네요.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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