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밤, 비 자기탐구일지 2010


평소보다 높은 베개에 목이 아파서, 평소보다 두꺼운 이불에 답답하고 더워서 한 번 두 번 잠에서 깼다. 아침식사 시간에 맞추어둔 알람은 꺼버리고 열 시가 넘도록 잤다. 햇볕이 비치지 않으니, 일어나야 하는 건지 아닌지 감이 안 잡힌다. 늘 이런 걸까? 그저 비가 오기 때문이겠지?

창밖에는 비가 엄청나게 오고 있다. 아니, 얼마나 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리로만 판단하기에는 완전 장맛비다. 내 방 창문 바로 뒤로 빗물이 모여 떨어지는 모양인데, 무진장 을씨년스럽다. 옥탑방에 살 때, 컨테이너를 개조한 부엌 천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너무 싫었다. 천장을 무너뜨릴 듯이 때리는 듯 쏟아져 내리는 그 빗자국 소리가 싫었다. 새 집은 조용할 줄 알았는데. 하긴, 빗소리 따위 베란다 덧창이 다 흡수해주는 아파트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주거에서 감수해야만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 평생 아파트 라이프여서. 그래서 아직 이 오래된 양옥의 하숙집에 적응이 안 되는 것 뿐이다.

TV가 있지만 켜지 않는다. 음악을 틀었다가는 이내 스피커를 죽여버렸다. 가만히, 빗소리를 들었다. 아직 모든 것이 너무나 정갈한 '내 방'에 적응이 참 안 된다. 우산을 쓰고 한 번 나가 봐야겠다, 진짜 비가 얼마나 오는 건지.

곧 개강하고, 바빠지면 이런 얼빠진 소리는 하지 않게 될 거다. 당장 개강 전이라도, 내일 비가 그치면 도서관이 문을 열자마자 책을 잔뜩 빌려 읽을 거다. 학교 영화관에서 공짜로 옛날 영화도 보고. 휴학 중이라 못 갔던 단골 카페에 가서 사장님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맛있는 라테도 마시고. 학생회관에 교보문고도 들어온다던데, 새학기는 알차게 보낼 수 있겠지. :)



덧글

  • 2010/08/29 23:59 # 답글

    새학기네요 ㅎㅎ 다들 이제 방학에서 벗어나는 시기.
  • RAIL路er 미운오리 2010/09/08 22:53 #

    벌써 개강 2주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뿐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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