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거다. 자기탐구일지 2010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싫은 일을 제대로 해본 적 없다.
'극복'이란 걸 해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저 빌빌대며 제대로 버텨내지도 못하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도망쳤다. 그게 다였다.

고등학교 때, 담임과의 트러블이나
결국 수능에서 ?등급(밝힐수없다ㅋㅋㅋㅋㅋ)을 받은 수학이나
모두가 만류하고 혹 걱정하고 "너 하고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냐" 직언해도 결국 그만둬버린 동아리라든지
돈이 필요하고 말고를 떠나서 영 체질에 안 맞던 과외 등
뭔가 이겨내볼 것처럼 기지개를 키다가도, 에라 모르겠다 팽개치고 도망가거나 숨었다.
결국 별로 독한년이 못 됐다는 소리다. 그 방어기제로, 나는 자기합리화를 늘 잘 한다. 낙천적인 편이고.

그런데 못되게 생긴 탓인지 독한년 소리는 좀 듣고 살았는데,
한번 맘이 내키면 잘 해내는 건 있었다.
단기연수 한 번 없이 전국단위 영어경시대회에서 상도 탔고
영어단어장이 신발상자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공부했으며
전 학기에 비해 1.0이 넘게 학점을 끌어올려 보기도 했지만
그건 결국 내가 좋아서 한 거였지, 일말의 극기도 아니었다.
나는 아무 것도 진심으로 견디거나 참아본 적이 없다. 다 나 하고 싶은 대로만 하고 살았다.

대책 없다거나, 현실을 보라거나
걱정하거나 우려하거나 비판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난 좋다.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걱정하거나 고치려 하진 않는다.
요즘은
하루나 이틀에 한 권씩 꼭꼭 책을 읽고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다니고, 장을 봐오고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호젓하게 나 자신과 하루 종일 보낸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는 여유가 있어서 행복하고,
그러니까 난 절박할 이유가 별로 없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다 죽을 거다.
끔찍한 허영이지만, 위선은 아니니까.

...그러니까 글 쓰기가 싫다는 소리다.


덧글

  • 오플린 2010/06/18 16:41 # 삭제 답글

    지금 그걸 하고 싶으시다면 계속 그것만 질릴때까지 하세요! 사실 그렇게 사는게 더 멋지잖아요. 쬐끔 돌아가긴 하는 것 같아도, 의외로 돌다가 좋은걸 주울수도 있고 하하하^^
  • 2010/06/19 18:5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26 00:4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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