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새 이야기 문장 훔치기

내 친구 조르바는 "세상에 노새 같은 것이 산다니 정말 놀랍지 않소?"라고 물었다. 히말라야에서 그 노새를 만났다. 좁다란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노새와 마주쳤다.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 방울을 울리며 계단을 올라가고 심지어 구름다리를 건너기도 하는 녀석들이 처음엔 너무도 신기했고, 나중엔 짐을 지고도 늦장을 부린다고, 한눈을 판다고 때때로 매를 맞아야 하는 그들의 운명이 서글펐다. 그들을 부리는 인간들이 밉기까지 했다. 그러다 저녁이 되어 숙소 앞에서 쉬고 있는 노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사내의 눈빛과 마주쳤다. 그가 선한 눈으로 나에게 인사했다. "나마스테."
나마스테, 나는 당신을 경배합니다, 나는 그대를 존중합니다, 라는 뜻이 담긴 최상의 그 인사말이 내 노여운 마음에 평화를 주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젊은 트랙커도, 포터도, 노인도, 아이도, 노새도, 그 노새의 주인도 저마다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는 거다. 우리 모두 넘어야 할 자기 몫의 산이 있는 거다. 그러니 노여워하지 말자. 다만 저마다의 길을 가며 그 길 위에서 서로에게 인사하자. 나마스테라고.

-김경,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3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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