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삶 자기탐구일지 2010

"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감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감히 용감한 사람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며, 감히 닿을 수 없는 저 밤하늘의 별에 이른다는 것. 이것이 나의 순례이며 저 별을 따라가는 것이 나의 길이라오. 아무리 희망이 없을지라도, 또한 아무리 멀리 있을지라도."

<돈 키호테> 中

삶은 여행이고 하나의 순례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내 생활 자체가 '거주가 일정치 않'아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걸수도 있다. 그런데 꼭 장소의 이동이 중요한 건 아니다. 한 장소에서 평생을 산다고 하더라도 죽음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그 과정 자체가 여행이고 순례가 된다고 생각한다.

삶의 본질은 '투자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트레이트로 졸업하고, 가능하면 곧바로 취업하고, 쉼을 두려워하는 그런 게 아니다. 노동은 휴식을 위해 있는 거라던가. 하지만 많은 이들의 쉼은 더 나은 노동을 위한 준비일 따름이다. 사는 건 그냥 사는 거다. 그저 숨을 쉬고, 사랑하고, 존재하고 있다면 그게 사는 거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무엇에 속하고 어딘가에 다니는 것이 본질은 아니다.

모두, 사회가 정해준 궤도를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조금이라도 선을 넘으면 영영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그런. 하지만 그 궤도를 벗어나 자기만의 궤도를 만들 수도 있는 거다. 자기 궤도를 만드는 소행성이 될 수 있다.

오래 쉬어본 게 언제인지, 생각해보자. 대학생에게도 방학은 이제 무의미하다. 휴학도 그냥 쉬는 게 아니고. 천천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몇 달이고 마음껏 쉬어본 게 언제인가.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 들어간 후로 그런 시간을 거의 가져볼 수 없었을 거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을 거다. 불안하니까. 남들은 걷고, 뛰고, 날고 있는 것 같으니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피말리는 팀플을 거쳐 얻어내는 학점보다는 아침마다 티포트에 손수 우려내 마시는 진한 홍차다. 사무실에서 탁한 공기를 마셔가며 받아내는 보너스 몇 푼보다는 오후의 산들바람과 사각사각 넘어가는 책장소리다. 노후보장을 위한 재테크 상품보다는 지금,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나누는 술잔이다.

나는 내가 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거의 다 가졌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의 순례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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