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는 일기 자기탐구일지 2010

조금 전까지 홍대에서 아름, 단편선과 있다가 택시를 타고 회기로 돌아왔다. 어제는 외박하고서 아침에 바로 출근했었고. 피곤한지 혓바늘이 돋은 거 같다. 게다가 난 캄보디아의 직사광선을 너무 쬐어서 뒤늦게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화상인지 아토피인지 때문에 온 몸이 난리다. 술을 먹으면 더 따갑고 가려워져서, 맥주 한 잔을 마시고는 약국에서 산 알로에젤이나 두드려 발라댔다.

포스팅을 통 못했다. 기사는 써야할 것이 있어 빠듯하게 두 편을 써냈는데, 사무실에 있으면 하는 일 없이 시간만 잘 가기 때문에 포스팅까지 할 여유는 없었달까. 사실은 시간보다는 심적인 여유가 없었다. 9시 출근, 6시 퇴근. 저녁에는 꼬박꼬박 약속 한두 개씩을 잡아 그동안 못 본 친구들을 만났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피곤하게 흔들리는 시간이 굉장했다. 여유롭게 주변을 관찰하고 사색을 할 때 포스팅할 거리도, 의욕도 생기는데 말이지. 그저 졸다가 내릴 역을 지나친 것만도 몇 번인지. 학교 다닐 때도 학교 앞에서 자취했기 때문에 살인적인 통근전철을 탈 일은 별로 없었는데, 이건 너무 힘든 일이다.

그런데 보통 직장인들은 이보다 더 일찍 출근해 더 늦게 퇴근할텐데, 으아, 도대체 밥은 먹고 다니나? 나보다 더 일찍 나오고 더 늦게 퇴근하는 인턴 현태씨는 왕복 출퇴근 시간이 3시간은 된다고 했다. 잠깐 아르바이트라면 몰라도, 취직은 절절절대 못할 일이다. 자기 자신이기를 포기하고 그저 직장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끔찍.

단편선은 나를 졸라 까댔다. 나는 G세대도 코스모폴리탄도 자유주의자도 아니랬다. 사실 나는 사회과학 용어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는 게 좀 있다. 잘 몰라서 그런 거고, 장난으로 그런 것도 있고. 단편선은 강하다. 빌어먹을. 단편선은 오늘 처음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로 가입하고 글을 썼는데 첫 기사가 으뜸으로 메인화면에 올랐다. 빌어먹을. 내 첫 기사는 그냥 잉걸이었는데. 질투난다. 부럽다.

단편선은 글을 잘 쓴다. 새세대네트워크에 처음 글을 등록했을 때도 엄청나게 주목받았다. 물론 VODA지 등에 오래 기고를 해 온 실력이 있으니 그럴 거다. 그런데 내 스타일은 아니다. 단편선의 글은 어렵다. 대충 훑어가며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다. 뭐, 내 공부가 한참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을 거다. 모르겠다. 짜증이 난다. 내가 더 공부를 많이 한다 해도 단편선처럼 글을 쓰게 되진 않을 거 같다. 그건 아마도, 나는 활동가가 아니기 때문일 거다.

나는, 활동가가, 아니다. 글쎄, 아마 나는 자발적 잉여에 연애 단념자 1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노동과 대자본을 거부하며 다만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고 여행이나 다니면 그뿐인 그냥 그런 스물한살짜리다. 자신만만해 보이지만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지금 나의 삶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행복하지만 그래도 정치적인 정체성 문제로 늘 고민하고 있으며, 존재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냥 그런 20대의 한 사람이다. 혁명가도, 실천가도 아니다.

오늘 아름씨는 홍대의 작은 횟집에서 청양고추를 먹다가 청양고추 씨를 만진 손으로 별 생각 없이 눈을 비볐다가 눈물 콧물을 다 쏟고 십여분간 생난리를 쳤다. 캡사이신은 호신용 스프레이에도 들어가는 재료다. 아름씨는 앞으로 그걸 남에게 못 뿌리겠다고 했다. 그런 어이없는 상황 때문에 우린 헤어졌다. 아름씨는 마감을 위해 회사로 돌아갔다.

졸려서일까. 그저 약간의 짜증이 나고 우울이 밀려온다. 자야겠다.



덧글

  • 2010/04/18 11:4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운오리 2010/04/19 01:01 #

    힝 넹 ㅠㅗㅠ 감사감사 ㅋㅋ
  • 단편선 2010/04/18 11:50 # 답글

    생각해보면 정말 졸라 까댄 거 같음. 갑자기 미안해지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전아름 2010/04/18 18:13 # 삭제

    이 사진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마오리족같다여
  • 미운오리 2010/04/19 00:55 #

    단편선 / 응. 님 시러.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태클쟁이
    전아름 / 이사진을 오마이 프로필에도 올린거야. 나 거기서 첨 보고 식겁 ㅋㅋㅋ 마오리족보다는 아마존의눈물에 나온 조에족같은데
  • 오플린 2010/04/18 13:46 # 삭제 답글

    양식 있고 매력 있는 스물 한살이시지 않습니까. 그런 스물 한살은 별로 없습니다.^^
  • 미운오리 2010/04/19 00:59 #

    힝 감사 ㅠㅗㅠ 양식있고 매력있는진 모르겠는데 왜 애인이 없지? (읭?) ㅋㅋㅋㅋㅋ
  • 전아름 2010/04/18 17:13 # 삭제 답글

    고추를 조심해야 합니다.
  • 미운오리 2010/04/19 00:56 #

    응응 그거 위험함
  • 전아름 2010/04/18 17:14 # 삭제 답글

    단편선 얼굴은 천하대장군 장승처럼 생겼군요
  • 미운오리 2010/04/19 00:55 #

    피코로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
  • 전아름 2010/04/18 18:13 # 삭제 답글

    그리고 나는 솔희 씨가 꼭 운동가나 활동가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적 정체성이라는건 누구나 고민하고있는거고, 상식 있고,옳고 그른것 가릴 줄 아는 사람이면 된 것 아닌가. 옳고 그른것을 가르는 건 쉽지만 어려운 일이니까. 가끔 그것은 적대적 의존관계가 되기도 하고...아 무슨말 하는거지 아무튼 우울해 마시라우. 사랑스런 여자야.
  • 미운오리 2010/04/19 01:33 #

    응응 아마 난 다시 운동을 하진 못할꺼야. 하고 싶지도 않고. 힝힝
    그렇게 막 우울한거나 고민투성이인 상태는 아닌데, 항상 하는 고민 한번씩 반복하고. 그런거 같아 ㅋ
  • 백치미 2010/04/18 19:27 # 삭제 답글

    - 오히려 너라는 인간 자체가 반역이고 변혁적인거라고 생각함, 정치의식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유형인데....신자유주의적 생활.삶의태도를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생활.가치관 자체가 이미 혁명이다.












  • 미운오리 2010/04/19 01:00 #

    단편선 완전 신자유주의적이에요!! 흥흥
    인간유형이 중요하다는 말씀 좋네요 +_+ 저의 생활양식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라도(?) 새겨두겠슴미당. >ㅗ<
  • 오플린 2010/04/18 21:21 # 삭제 답글

    백치미 형님의 댓글이 너무 멋집니다^
  • 미운오리 2010/04/19 01:33 #

    난 반역자임 키키 혁명가임 ㅋㅋ
  • dg 2010/04/19 00:27 # 답글

    전 솔희씨가 좋은데요 ㅋㅋㅋㅋ 너무 우울해하지 마시길
  • 미운오리 2010/04/19 00:57 #

    잉잉 ㅠㅗㅠ 고마워요 ㅠㅗㅠ 나도 동건씨 좋아 ㅋㅋㅋㅋㅋ 단편선은 시러 ㅜㅜ ㅋㅋㅋㅋㅋ
  • 단편선 2010/04/20 18:13 # 답글

    아니 내 욕을 도대체 왜 여기다가 써놓는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편선은 신자유주의적 죽은 노동이 아닌 산 노동을 지향하는 노동가수이며 좋은 수컷입니다. 그렇습니다.
  • 미운오리 2010/04/20 19:17 #

    아니 하루 방준자수 200밖에 안되는데 욕좀 하면 뭐 어때ㅋㅋㅋㅋ
    당신이 좋은 수컷인지는 암컷이 판단해 주는거야 ㅋㅋㅋㅋㅋ
  • 단편선 2010/04/20 21:19 #

    최근 암컷들이 나를 얼마나 선호하는 지 모르겠군. 신상 관계상 블로그에서는 더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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