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왜 왔니? 여대VS공학 (Soo;M 3호) 여기저기 썼던 글들

* 숙명여대 잡지 Soo;M 3호(2010년 3월호)에 쓴 글. 주 독자가 숙대생임을 감안해서 썼기에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공감이 덜 될 수 있겠습니다.


여대
왜 왔니?

원했든 원치 않았든 숙명여대에 입학한 당신. 남다른 취향을 가진 성적 소수자가 아닌 이상 절대로 CC를 할 수 없는 이 교정에 최소 4년은 정 붙이고 다녀야 하는 게 우리들의 ‘숙명’. 신입생 OT 때, ‘집이 어디야?’ 다음으로 흔했던 ‘여대 왜 왔어?’라는 선배들의 질문을 상기하며 적어본다. 나는 왜 여대를 왔던가?

자의로 어찌할 수 없던 수능 점수의 인도하심 때문이 절대 아니었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에디터는 희망해서 여대에 왔고 그런대로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다.

우선 ‘S-Leadership’을 키워 주고 ‘부드러운 힘을 갖춘 글로벌 여성 인재’로 키워 준다는 네이버 광고에 혹했다. 요즘은 어느 학교나 글로벌 리더십을 부르짖고 있기는 하지만 그냥 ‘인재’가 아니라 ‘여성 인재’로 키워준다는 말이 내 눈에는 더 섹시해 보였던 거다. 게다가 숙명여대가 여대 중에서도 떠오르는 별이라는 주변의 부추김에, 당장보다도 30년 후를 더 고려한 선견지명으로(!) 수시와 정시 가․다 군을 모조리 ‘숙명여대 언론정보’에 썼다. 그 당시 아나운서나 방송 계통 일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숙대 언정’을 지르게 한 이유가 되었고.

나는 내 선택에 만족한다. 밥 사주는 선배는 별로 없었지만 온갖 말 못할 고민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로져’ 언니들이 있었다. 끈끈한 과 공동체는 없었지만 어차피 고딩도 아닌데, 집단생활에서의 과도한 부대낌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함께 없었다. 가슴 설레게 멋진 오빠와의 썸씽은 있을 턱이 없었지만 그 ‘남자’ 선배 때문에 하고 싶은 거 못 하고 앞길 막힌 적도 없다.

여대와 공학 사이에는 분명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그게 우열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일장일단이다. 그러니까 우리, 학기 초부터 어깨 처져 있지 말자. 여대는 ‘하늘’님께 닿지 못해 택하는 차선책이 아니라, 분명 지극히 독자적인 특질과 시크함, 도도함으로 무장한 매력덩어리란 말이다!

마지막으로, 에디터는 자칫하면 조국의 남성들로부터 ‘루저녀’만큼 욕먹을 거 같은 위험한 생각을 한 줄 갖고 있는데, 우리끼리니까 그냥 내지르고 글을 맺겠다. 찌질한 복학생 ‘아빠’들 사이에서 ‘공주’대접 받느니 숙명 ‘여신’님들 은혜 입어 나도 어떻게 여신님 발가락의 때라도 되어 볼까 하는 발버둥이, 차라리 더 고상하고 속 편하겠다!


여대VS공학

에디터의 취향껏, 지극히 주관적이고 편파적으로 분석한 여대vs공학 비교표.

 

여대

공학

여고 졸업생의 마음

대학생이 된다는 마음에 설레다가도 학교 이름에 붙은 ‘女’자만 봐도 김이 팍팍 새는 기분.

드디어 내 인맥에도 ‘남자’라는 족속들이 포함되는구나!

새터

쌍꺼풀 붓기 덜 빠진 눈으로 일 년에 미팅 100번 한 선배의 무용담을 넋 놓고 들었다.

남자도 다 같은 남자는 아니구나.ㅠㅠ 용가리 합숙소를 방불케 하는 과 수질에 지치고, 새내기도 눈치 채는 복학생 선배 어설픈 작업에 짜증나고!

리더

여대기 때문에 여자가 회장, 학회장, 과대표 등등 다 하는 게 당연하다.

“너무 나서는 건 아닐까?” 과대표는 재수생 오빠한테 양보하고 여자인 나는 부과대 정도로...

MT

내숭 따윈 거추장스러울 뿐! 소주병 30개들이 박스든 맥주 피처가 가득 든 상자든 불끈불끈 들어 나른다.

핸드백에 팔짱 끼고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 힘든 일은 ‘오빠’들이 다 해준다.

흑기사도 필요 없이 알아서 취하고 즐길 줄 아는 주당이 되거나, 알코올 근처에도 가지 않는 금욕주의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입학과 동시에 스트레이트로 펼쳐진 음주 일정 때문에 기본 주도는 당연히 갖추게 된다. 가끔은 흑기사를 부르는 요령도 부리면서 적절히 마신다.

동아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르고 골라 들어간 동아리지만, 기대만큼 결속력도 없고 재미도 없다. 연합 동아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 봐도, 회원은 모조리 여대생+공대생! gg

OT 때 친해진 선배가 오라는 데로 따라 들어갔다. 동아리 활동보다는 사람 만나는 재미! 친절한 선배님들과 정이 싹트는 동기들, 우리 동아리가 좀 짱!

연애

미팅, 소개팅, 외부활동만이 살길이다.

섣불리 CC 잘못하면 과에 소문이 쫙 퍼져 휴학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과생활

개강총회, 종강총회 때 외에는 선배님들 뒤꽁무늬도 찾아 보기 힘들다. 학생회가 아닌 이상 과방에는 얼씬도 않고, 자기 살 길을 찾아 가 본다.

개총, 종총에 각종 신입생 환영회, MT도 여러 번, 과의 전통 있는 행사와, 주점, 축제 준비 등등... 집행부는 죽어난다. 그래도 활력 있고 재밌긴 하다.

자기계발

허구헌 날 과방에 앉아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저런 관심거리들을 기웃거려 보게 된다.

각종 술자리와 과 행사들을 참석하다보면 자기 시간을 갖기가 영 어렵다. 한 일 년은 정신 못 차리고 헤매게 된다. 하지만 노는 게 남는 거니까!

취업

그동안 기른 당당한 여성리더십으로 어디든지 뚫고 나간다. 물론 만만치는 않지만,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교수님들은 남학우들을 먼저 챙기기 마련. 추천서도 남자 먼저, 소개도 남자 먼저! 이러다 ‘취집’이나 가야 하나. ㅠㅠ




덧글

  • 2010/04/03 08:1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운오리 2010/04/04 20:10 #

    thanx for enjoying my article ^ ^
  • 2010/04/03 08: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운오리 2010/04/04 20:11 #

    하핫. 아름이신가요?ㅋㅋ CF와는 다르군요! 재밌어요. ㅋㅋㅋ
  • 2010/04/03 11: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운오리 2010/04/03 18:08 #

    재밌으라고 쓴 게 있어서요. ;ㅂ; 아무래도 스테레오타입과 제 주관이 좀 들어갔습니다. 뭐, 실제로 공학 다니는 제 친구들도 다 저렇진 않고요.
  • -ㅅ- 2010/04/03 12:16 # 삭제 답글

    숙대생이 아니라면 공감이 '안' 갈 글이네요...
  • 미운오리 2010/04/04 23:07 #

    네 뭐 재미 위주로 쓴 글이기 때문에요 ;ㅂ;ㅋ 그러셔도 할수 없지요. ㅋ
  • 싱클레어 2010/04/04 22:56 # 답글

    소주박스든 맥주박스든 불끈불끈<-레....레알임?ㅋㅋㅋ우리과는 여자애들 근력은 체육대회 줄다리기만 발휘되나 싶음여ㅋㅋ
  • 미운오리 2010/04/04 22:59 #

    뭐..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ㅂ; 맥주피처 6개들이정돈 가볍게 들고 뛰어다님.. ㄲㄲ
  • 언정지망 2010/05/26 03:33 # 삭제 답글

    다군 수능우수로 언수외 141 111 도 가능한가요??
  • 미운오리 2010/05/26 03:40 #

    111이면 되지 않을까요? ; 전 결국 다군 떨어지고 가군으로 붙었던지라 잘 모르겠네요 ;ㅂ; 오래 지나기도 했고. ㄲ
  • 555 2010/06/22 12:40 # 삭제

    141 111이면 안될듯........... 다군은 안그래도 점수가 높은데
  • 미운오리 2010/06/23 01:32 #

    아, 탐구 111이란 얘기였군요. 언수외 111이면 된다는 말이었는데. 언수외 141로 다군은... 힘듭니다^^;
  • 미도리 2010/06/19 17:52 # 답글

    아 불끈불끈이라니.......................ㅋㅋㅋㅋㅋㅋ빵..터졋어 ㅋㅋ

    아 정말 ㅋㅋ
    솔직히 나보다 애들이 더 잘들텐데 ㅋㅋㅋㅋ
  • 미운오리 2011/02/11 01:37 #

    불끈불끈
  • 밤비녀 2010/09/13 18:15 # 삭제 답글

    저.. 고3인데, 공학 가면 정말 교수님들이 남학생들 먼져 챙기시나요?ㅠ.ㅠ;
  • RAIL路er 미운오리 2010/09/13 22:39 #

    그거야 교수님도 교수님 나름이고 과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거고요~ 여대라고 해서 교수님들이 꼭 다 잘 챙겨주시는 것도 아니고요. 자기 하기 나름인 부분도 있고. 그런 부분은 사실 그냥 다녀봐야 아는거고 복불복이라면 복불복이에요.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여대, 공학 따지지 말고 본인에게 잘 맞는 학교 선택하세요. ^ ^
  • highseek 2012/02/08 08:54 #

    남학생들이라고 먼저 챙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여학생들만 챙기는 교수들은 몇번 본 적이 있습니다만.. 보통은 성별같은 거 신경쓰지 않아요.

    다만 과 내에서 여학생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쉽게 없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 아자니 2011/02/10 02:43 # 삭제 답글

    저는 주로 "기타여대"로 취급되는 여대생입니다. 지나가다 공감하고 갑니다ㅋㅋㅋ
  • 미운오리 2011/02/10 14:41 #

    ㅋㅋ 공감하셨다니 반갑네요 ^_^
  • 비공감 2011/08/30 17:43 # 삭제 답글

    별로 공감 안되는데 다녀보지 않은 여자대학교에 대해 남녀공학 학생들이 말하는게 싫다면

    남녀공학 여자가 힘이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도 함부로 해서는 안될일이지요.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여자랍니다^^
  • 미운오리 2011/08/31 20:37 #

    웃자고 쓴 글에 죽자고 달려들지 맙시다.
  • 비공감 2011/09/30 10:10 # 삭제

    취집, 핸드백, 손빼놓고 남자들이 해주길 기다리는 여대생의 모습

    이거 다 학교별 연합동아리에서 명문대 남학생들이 여대출신들에게 느끼는 점들이네요.

    악플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계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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