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취업난도 갑갑한데, 학교가 발목잡네 OhmyNews

어제 저녁 갑작스런 학교 정책 변경으로 급하게 수정한 기사. 오늘 편집 거쳐 드디어 올라갔지만 맥은 빠진다. 핳. 그래도 메이트 대체는 좋은 일일세, 좋은 일이야!


바늘구멍 취업난도 갑갑한데, 학교가 발목잡네
외대 졸업생, 플렉스 때문에 발 동동... 숙대는 졸업인증방식 바꾸기도
 
10.03.11 14:58 ㅣ최종 업데이트 10.03.11 14:58 박솔희 (jamila)
  
한국외국어대학교 누리집 첫화면.
ⓒ 화면캡쳐

대학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졸업인증시험을 실시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졸업인증시험이란 학점과 졸업논문 요건을 충족하고 추가로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제도. 대다수 대학은 토익, 토플 등 취업에 널리 쓰이는 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으나, 한국외국어대학교(외대)의 경우 특정 시험의 성적만으로 졸업인증을 해주고 있어 학생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해 9월, 국가 공인을 받은 외대의 자체개발시험 플렉스(FLEX, Foreign Language Examination)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7개 언어에 대해서 정기시험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타 소수어의 경우 학과별로 졸업인증 시험을 따로 치른다. 2007학년 이후 입학한 학생은 영어와 자신의 전공 언어, 두 가지에서 일정한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시험은 듣기·읽기 영역, 말하기 영역, 쓰기 영역으로 구분되며 각 언어에서 두 개 이상 영역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외국어'를 중점적으로 교육한다는 외대의 특성상 얼핏 이해가 갈 법도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의 불만은 많다. 토익 등 다른 시험성적으로 대체되지 않아, 졸업을 하려면 반드시 플렉스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데 난이도가 높아 합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중국어대에서는 1000점 만점에 700점 이상을 얻어야 하는 플렉스 중국어 시험이 너무 어려워 취업이 확정되고도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속출해, 학교 측에서 졸업 요건 기준을 600점으로 낮추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공자들도 통과 못하는 시험, 교양만 듣고 합격해라?
 
제2외국어가 아닌 영어가 제1전공이거나, 비어문 전공자이면서 외국어를 이중전공하는 학생의 경우 고충이 더 크다. 영어 플렉스는 기본이고 깊이 있게 배우지 못한 외국어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졸업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외대 영문과 2학년 이한국(가명)씨는 이중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했다. 하지만 졸업할 때는 영어 플렉스 외에도 기타 언어과목 중 한 가지 플렉스에 더 합격해야 한다. 이씨는 생소한 언어보다는 고등학교 때 조금이라도 배웠던 중국어를 선택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과목이 아닌 중국어 플렉스 대비를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강의는 '실용중국어' 정도다. 중문과 전공자 중에도 통과 못하는 이들이 있는 시험이라, 교양과목만 듣고 합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에 대해 전찬우 외대 부총학생회장은 "전공도 아닌 기타 언어로 졸업심사를 받는 학생들의 경우 실용외국어 과목만으로는 불충분해 사설학원을 다니는 경우가 있다"며 "졸업을 하기 위해서 개인이 시간과 돈을 들여 학원수강을 해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김아무개(정치외교학과2)씨는 "기타 언어를 이중전공하거나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제1전공으로 배우고 유학까지 다녀온 학생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어 플렉스의 경우 중문과 제1전공자와 이중전공자에게 요구하는 합격 기준이 동일하게 600점이다. 전공으로 공부하지 않고 졸업자격시험만 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어 김씨는 "시험이 1년에 4번인데 취업·면접 등과 시즌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 취업준비만 하기도 벅찬 학생들로서는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런 학생들의 지적에 대해 외대 플렉스센터 측은 "응시자들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2011년부터 시험을 1회차씩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렉스 시험, 돈 내고 졸업장 사라는 소리같다"
 
  
한국외대의 <외국어인증제시행규정> 중 '외국어인증범위' 도표. 대부분의 재학생은 영어 플렉스와 제2외국어 플렉스를 통과해야 한다. 제1전공과 이중전공 혹은 심화전공이 모두 비어문인 경우에는 영어 플렉스만 통과하면 된다.
ⓒ 한국외대

졸업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외에 학생들을 압박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졸업인증에 드는 비용문제가 그것이다. 물론 재학 중 2회까지는 무료로 응시할 수 있지만, 무료 응시기회 안에 합격 못한 학생은 영역당 3~5만 원의 응시료를 내고 시험을 봐야 한다. 또 졸업심사에서 탈락한 학생을 위해 지난해 외대 측에서 개설한 플렉스 대체강의를 선택할 경우,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전찬우 부총학생회장은 "지난 겨울방학에는 졸업심사에서 탈락한 학생들을 위해 영어 플렉스 대체강의를 개설했지만 수강료가 50~60만 원에 달해 학생들의 부담이 컸다"며 "돈 내고 졸업장을 사라는 뜻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토익, JPT, HSK 등 다른 시험성적과의 대체 그리고 졸업인증 기준점수의 하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학생들은 시험의 효용부분에도 충분히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전찬우 부총학생회장은 "플렉스 시험이 아직 충분히 자리매김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대 플렉스센터 측은 "외대생의 플렉스 응시율은 10~20% 정도로 직장인이나 공무원들도 많이 응시할 정도로 공신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숙대, 학생들 원성에 졸업인증시험 방식 바꿔
 
이렇듯 졸업인증시험 때문에 시름하는 학생들이 외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 '메이트(MATE, Multimedia Assisted Test of English)'라는 자체개발시험으로 졸업인증을 했던 숙명여대(숙대)에 대한 재학생들의 불만도 높았다.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토익 등 다른 시험과 대체가 안 된다는 점, 기업들이 메이트 성적을 인정 안 해준다는 점 등이었다.
 
숙대 '메이트'의 경우 무료시험 기회는 1번만 주어지며 스피킹과 라이팅 두 영역을 합한 응시비용은 9만 원, 대체강의는 5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취업에 성공하고도 메이트에 불합격해 졸업을 못할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 총학생회에 접수한 피해사례만 해도 2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학생회는 '메이트 비상대책위'를 꾸려 학교에 개선책을 촉구했고, 최근 관련 내용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처럼 졸업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숙대 교무처는 10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운영 방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며 토익, 토플 등 다른 시험성적으로도 졸업인증을 할 수 있게 운영방침을 변경해 공지했다.
 
이와 관련 의류학과 4학년 주현아씨는 "졸업을 앞두고 있어 메이트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심했는데 지금이라도 제도가 개선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하는 등 재학생들은 학교의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한편 외대의 플렉스, 숙대의 메이트와 함께 국가공인 자체개발 영어시험인 '텝스(TEPS, 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를 보유한 서울대학교의 경우 따로 졸업인증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단과대에 따라 졸업 시 영어성적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전체 재학생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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