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잭슨과 번개도둑>, 해리포터와 닮은꼴 영화 리뷰 - 내 인생의 영화들


2. 17.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이게 꼭 보고 싶었다 ※ 네타 주의!!! ※

유치하다거나, 판타지 오타쿠라거나, 해리포터 광팬이라거나... 무슨 소리를 들어도 좋지만 이 영화 꼭 보고 싶었다. 어디서 상을 받았고 명작이고 대작이라는 얘기를 들어도 '한번 봐야지'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편인 내가 개봉한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영화를 챙겨보는 것은 분명 드문 일이다.

이걸 왜 보고 싶었냐면, 아무리 '짝퉁'스럽긴 해도 '해리포터 비슷한 거면 뭐라도'라는 마음이 좀 있었다. 내 수준 이상의 해리포터 광팬이라면 많이들 동의할 거 같은데, 소설이 완결된 후에도 팬들이 저들끼리 속편을 써대며 그 여운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귀엽고 한편으로 완성도 높은 성장 판타지 영화는 많지 않다. <반지의 제왕>은 전혀 다른 종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또 다르다.(제발 잘 알지 못하면서 판타지를 하나로 싸잡지 말길!)
아무튼 그런 해리포터에 대한 향수에, 어지간히 때려댄 광고 그리고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어쩌구 하며 웹서핑 와중에 내 뇌리에 스치듯 남은 몇 개의 희망찬 단어들 때문에, 영화를 보고 싶었다.

우선 CG는 손색 없다. 깔끔하다. 올림포스 신전은 정교하고 고대 그리스 배경의 데미갓 캠프는 아름답다. 내러티브도 이만하면 합격이다. 그리스 신화를 이런 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니, 놀랍다! (그리스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다) 엄마가 죽어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퍼시 잭슨을 이해할 수 없긴 했지만 동서양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한 간극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넘겼고,(뭐 나중엔 대충 이유를 알 수 있었지만) 그가 너무나 빨리 데미갓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는 데에도 약간의 비약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나 영웅의 이야기는 언제나 조금은 황당하고 그럼에도 매력적이기에, "아무리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해도 어떻게 지혜와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의 딸을 한 번에 이기지??"라는 의문도 접어두기로 한다. 무엇보다 반전이 마음에 든다. 혹자는 뻔하다, 유치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전 남자친구를 조금 닮은ㅋㅋㅋㅋㅋ 매력적인 루크의 호의에 칼(번개???)이 숨어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하긴, 메두사의 정원에서 탈출한 일행이 "루크도 몰랐겠지" 하는 순간 감이 오긴 했지만, 그가 이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이었을 줄은 몰랐단 말이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력과 톡톡 튀는 매력도 러닝타임 두 시간을 한층 더 즐겁게 해 주었다. 한 때 해리포터를 보고서 론♡ 로온♡♡♡거리며 정신 못차렸는데 이제 퍼시♡ 퍼시♡♡♡ 거리게 생겼다.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해리 포터와 퍼시 잭슨에게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그들은 둘 다 그들의 세계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하지만 일정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뱀과 말하거나 그리스 문자를 읽는 그들의 특별한 능력은 그들이 머무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장애나 되는 듯 여겨진다. 부모와의 관계가 범상치 않다. 그들의 부모는 죽었거나 신(!)이다. 그래서 원치 않는, 가족 아닌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그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인도자가 등장하여 아이들을 그들 세계에 있는 교육기관으로 이끌어준다. 해리포터에게는 해그리드가 있었고 퍼시잭슨에게는 케이런 선생님과 그로버가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죽임당할 위협을 받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한 모험을 떠난다. 이 모험에는 친구이자 조력자인 두 명의 동행이 함께한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로버와 아나베스에 완벽하게 오버랩된다. 캐릭터까지 거의 일치한다.(해리포터에서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잘 되고 퍼시잭슨에서는 퍼시와 아나베스가 잘 된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영웅이라는 것이다. 무모한 모험을 통해 그들은 세상을 지킨 영웅이 된다.

거의 모든 부분이 해리포터와 완벽하게 일치되는 스토리 구성이 비판당할지도 모르겠지만, 스필버그 감독이 말하지 않았던가. "셰익스피어 이후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아류면 어떻고 짝퉁이면 어떤가. 그 어떤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아직 우리네 브라운관에서 끝도 없이 반복재생되는 신데렐라 스토리보다는 훨씬 신선한, 단물 덜 빠진 떡밥인데. 해리포터의 신화는 아직 유효하고, 퍼시잭슨은 충분히 재미있었다. 속편 나와라! 루크는 죽지 않았다. ㅋㅋㅋㅋㅋ



덧글

  • 귤대구 2011/07/14 23:20 # 답글

    퍼시잭슨시리즈는 5권이 있기때문에 더 나올 예정이지 않을까요? ㅎㅎㅎ
  • 미운오리 2011/07/21 23:53 #

    앗. 책이 그렇게 많은지는 몰랐어요 ㅋㅋ 더 나오면 재밌게 볼텐데 ㅋㅋ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213
71
487285

교환학생 완전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