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이유 자기탐구일지 2010

사람이기에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는 건데, 무튼 이틀 전까지 째지게 행복하던 나는 지금 약간 우울하다. 신나게 놀다온 얘기, 올림픽 본 얘기 포스팅하더니 또 그놈의 우울 타령 하는 게 정신분열증 환자같아 보일까봐 자제하려 했지만 블로그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의 내면의 독백을 담는 기능으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내멋대로 적어볼란다.

긴 여행 끝의 피로 때문일 것이다. 어제 있었던 아빠와의 사소한 다툼 때문에. 일 년만에 조심스레 연락해 본 친구에게서 답문이 없어서. 별 이유도 의도도 없는 거 아는데 친구년이 이틀째 괜히 전화를 안 받아서. 그 사람이 문자를 불친절하게 보내서. 삼일동안 매일 전화하던 그 사람이 오늘은 연락이 없어서. 요즘 매일같이 밤새워 수다떨던 언니가 스키장 놀러가버려서. 3월에 스키장 가고 싶은데 오늘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꼭 사야될 잡지가 있어 예약구매까지 했는데 빌어먹을, 품절됐다고 문자 와서. 어떻게 예약한 책이 품절될 수 있지?! 라식수술을 할까말까 진심 고민돼서. 피곤해 죽겠는데 눕기만 하면 잠이 안 와서. 금요일에 자격증 시험을 치는데 오늘에서야 연습을 시작해서. 오늘은 열 시 전에 잠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벌써 두 시 반이라서. 열심히 쓴 기사가 메인에 오르지 못해서. 파마가 마음에 안 들어서. 염색하고 싶은데 자격증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타지도 못하는 자전거 타고 나가서 고생했더니 엉치뼈가 아파서. 좋은 단기알바가 있는데 아마 화장하고 치마정장 입어야 하는 일 같아서. 그래서 또다시 케케묵은 '부류'에 대한 고민에 천착해서, 등등......

결국은 온갖 사소한 꿍시렁거림들의 집합이 거대한 우울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무래도 금요일 시험의 부담이 큰 것 같다. 컴활2급 실기인데 필기시험면제 만료기한이 2월 28일이라 할 수 없이 보는 거다. 돈이 아까우니까 한 번에 붙긴 붙어야겠고, 공부는 안 했고. 이럴 때일수록 또 글은 자꾸 쓰고 싶고. 내일부터 모레까지 비온다던데, 그것도 짜증나고... 하지만 초단순한 내 성격상 금요일 시험만 끝나고 나면 또 다시 조증 상태로 회귀할 거 같다. 시험을 잘 보면 잘 끝나서 기분 좋고 못 보더라도 난 쫌 쿨한 여자니까 금방 털어버릴 테다. 그러니까 결국, 내일 하루 동안은 계속해서 우울한 상태일 거란 거다. 아, 집중이나 잘 돼서 벼락치기 성공했음 좋겠다.


덧글

  • 전아름 2010/02/25 22:49 # 삭제 답글

    잘 될거우. 근데 요즘 연애해? 연애냄새 풍기는 문구가 몇개 있는데.............................ㅋㅋㅋ 진실을 고하라!
  • 미운오리 2010/02/25 23:53 #

    연애하면 내가 우울하겠수?ㅋㅋㅋㅋㅋㅋㅋ 저 문구들은 그저 사소함, 사소함 덩어리들이랍니다.
  • 스키장간뇨자 2010/02/25 23:18 # 삭제 답글

    그래 뭐...
    괜찮아
    토닥토닥
  • 미운오리 2010/02/25 23:54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컴활 버린 후 급 조증모드 우울탈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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