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민족주의자? 자기탐구일지 2010

지사: 크고 높은 뜻을 가진 사람. 국가, 민족, 사회를 위해
자기 몸을 바쳐 일하려는 포부를 가진 사람.

열다섯 이후로 대학에 가기 전까지, 수첩이나 다이어리의 맨 앞장에는 어김없이 이 정의가 적혀 있었다. 당시의 좌우명이었던 케네디의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그리고 때로는 링컨의 연설에 나오는 'For the people, by the people, of the people' 과 같은 말들과 함께였다.

이육사도 아니고 안중근도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 보면 다소 오그라드는(그 앞에 '애국'을 붙이면 오글거림지수는 급격히 올라간다.) 저런 사전적 정의에 가슴이 뜨거웠던 게 십대의 나였다. 좌파였는지는 모르겠는데 민족주의자였던 것 만큼은 확실한 듯하다. (ㅋㅋㅋ)

이에 더불어 도덕 교과서 귀퉁이에서 옮겨 적은 안중근 의사의 '그대는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나라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라는 명언에는 거의 울 뻔 했던 기억도 난다.(오글오글) 아, 진짜 민족주의자였구나. ㄲㄲ 애국심과 인류애를 가진 사람(=나 라고 생각했다)이 하지 못할 일은 없을 거라고 굳게 믿었고 가장 소중한 게 무어냐는 질문에 'My Homeland'라고 답했던 기억도 난다.(오글오글)

지금 '나라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를 먼저 외치고 있는 나는, 좌파인건 맞는 거 같은데 민족주의자인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ㅋ

지금 내 좌우명은 뭘까. 한때는 반기문의 '가슴은 한국에, 시야는 세계에'였는데, 그를 싫어하게 된 후로 따로 좌우명을 정하지 않고 살았다. 굳이 말하라면 'What makes your heart beat?'을 묻는 한비야의 그것이랄까.

덧글

  • 레이 2010/01/18 13:12 # 삭제 답글

    난 아직도 그런 좌우명이라네
    근데 생각해보면 homeland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휴머니즘적 감성이나 사상을 바탕에 두는 듯.
    원래 인류애가 많았지만 homeland에서 인류로 약간 확장을 인정하게 된 것이 조금 달라졌달까. ㅋ
  • 미운오리 2010/01/18 13:49 #

    저는 점점 사상이 극좌쪽으로 흘러가는 중이라서 ㅋㅋㅋ 왠지 좀 오글오글하더라구요. 민족주의가 분명 유효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코스모폴리탄으로 자란 20대 초반이어서. 하하.
  • 백치미 2010/01/19 16:54 # 삭제 답글

    - 나는 민족주의자이면서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코스모폴리탄으로 자란 20대 초반이 민족주의에 부정적인 정서를 갖고 있는 점이 이해는 되지만 동의하긴 어렵더군.........................
  • 미운오리 2010/01/19 22:30 #

    한편으로 지금 10대와 20대는, 월드컵이나 촛불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로 가슴뜨거울 수 있다는 특징도 있는 거 같아요. '민주주의' '독재타도' 보다는 '대~한민국'을 많이 외치며 자란 세대. 월드컵 때 누가 '태극기 세대'라는 말을 만들기도 했었잖아요. 민족주의 정서는 약해졌지만 국가주의는 여전히, 아니 더욱 강력하게 유효하다고 해야 할까요?
    어려운 문제지만, 민족주의와 세계시민주의가 꼭 상반되는 것만은 또 아닌거 같구요.
  • 백치미 2010/01/21 17:13 # 삭제 답글

    - 민족주의, 국민주의, 국가주의가 크게 보면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굳이 공통점을 찾으라면 정부.국가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서구의 역사였다면 그래서 집단을 강조하는 것이 우파의 논리라면 우리나라는 집단으로 뭉쳐 민족의 자주와 민주주의를 지켰고 이 성과에 기초하여 개인의 자유가 신장된거라 본다.

    -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민족.국민.국가는 크게 보아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 실러캔스 2010/01/23 04:39 # 답글

    으앗 근데 반기문 씨는 어떤 연유로 싫어하게 되었다는거죠?
    전 그 분에 대해 깊이 알질 못해서..
  • 미운오리 2010/01/23 10:07 #

    음 예전에는 막연히 한국 최초의 UN사무총장이니까 '대단한 사람'쯤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그의 성실함이나 인격 같은 것은 훌륭할 지 몰라도 외교관 출신이라 그런지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느낌을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지키기보다는 관료로서 요구받는 일들만 수동적으로 열심히 할 뿐이고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밀어줘서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던거 같구요. 뭐 굳이 그가 정치적일 필요는 없지만 그쪽이 제 관심사다 보니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전 UN 자체도 별로 안좋아합니다. 제가 UN산하기구쪽에서 활동을 좀 했는데 겉으로 부풀려진 '간지'에 비해서 섬세하지 못하고 비능률적인 부분이 커서 실망을 아주 많이 했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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