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는 외로움 자기탐구일지 2009

  어떻게 된 게 나란 인간은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더 의존적이 돼 간다. 사람에 대한 의존, 음악에 대한 의존, 라디오에 대한 의존, 물건에 대한 의존. 외로워서일거다. 어떤 노스님은 홀로 사는 즐거움을 말했지만 나는 그게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공간 속에 오로지 나만이 담겨 있다. 집 안의 모든 물건들은 내 것이고 모든 흔적들도 내가 남긴 것이다. 나 외에 다른 사람이 그립고 숨쉬는 무언가가 그립다. 계속해서 식물을 키우고는 있지만 (나의 게으름 탓에) 잎이 시들해진 이후로는 더욱 더 무관심해졌다.

  그래서 자꾸 집을 채우려고 한다. 친구들을 데려온다. 항상 음악을 크게 틀어 둔다. 라디오도 듣는다. 이런 저런 물건들을 사들인다. 최근에는 이사할 때 편하려고 별로 있지도 않던 가구나 집기들을 죄 팔아버렸더니, 집이 한층 더 썰렁해졌다. 그래서 (사람이 많이 나오는) 쇼프로그램을 자꾸 받아 보지만, 이것도 약발이 떨어졌는지 예전같지 않다. 예전처럼 한참 하하 웃고 털 수가 없다. 사람이 너무 심각해져 버린 모양이다.

  혼자 사는 생활도 이제 일 주일 남았는데, 말 그대로 '근근히' 버티는 중이다. 막상 집에 내려가도 동생은 기숙사에 있고 엄마아빠는 늦게까지 일하니 내내 혼자 있게 될 것은 자명하다.(이게 다 입시지옥 때문이라고) 그래도, 최소한 사람의 흔적은 있는 공간에서 살고 싶은 거다.

  가족들과 함께 지내던 때를 떠올리자면 사실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 뿐이다.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다. 그래서 집에 내려가면 하고 싶은 것도 중학생 때 하던 일들이다. 게임, 만화책 보기, TV 보기, 늦잠자기, 책 읽기 뭐 이런 것들. 그 때는 그런 매체들을 통해서 사람을 읽고 사람을 생각하며 살았다. 오히려 지금에 와서 그런 것을 많이 잊어버린 듯 싶다. 너무 비판만 해 댔더니 말이다.

  자꾸 외롭다, 외롭다 징징대긴 실지만 요즘 내 지배적인 정서가 이거니까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빨리 서울을 떠나고 싶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덧글

  • 레이 2009/12/14 12:45 # 삭제 답글

    그 외로움이 점점 비뚤어진 자의식으로 , 자괴감으로 발전(?)해 간다우..
    정말 의존적으로 되는 듯. 그런데 의존적으로 되는 것에 너무 스스로를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는 마시게.
    외로우니까 그런거지. 외로울땐 외롭다고 말을 해야 나아지는 듯 ㅠ
    취업준비생의 절반이상이 자살충동을 느꼈다는 통계가 기억나는데
    요즘 왜 그런지 이해가 가고 있음
    그런 날들을 몇년씩 보내면.. 정말 그럴듯.
    얼른 집으로 내려가 아니면 사람을 꼭 만나렴. 꼭.
    사람을 만나야 해결되는 문제니까 설사 내 외로움을 다 해소하진 못해도 그것만이 답을 찾는 길임은 분명한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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