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는 일본이 아닌 용산에 무릎을 꿇어라 (경향신문) 여기저기 썼던 글들

 



오늘자(11월 16일) 경향신문 1면에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언급하는 기사(세종시 총리, 잊혀진 용산)와 그의 사진(日유가족에 무릎 꿇은 ‘위로’)이 나란히 실렸다. 그런데 현안에 대한 총리의 모순된 대응자세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부아가 난다.

부산의 화재 사고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숨진 것은 안타깝고 미안한 일이다.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조의를 표현하는 것은 필요했다. 그런데 정 총리가 15일에 부산까지 내려가서 유가족에 무릎을 꿇은 것은 그동안 보지 못한 유난히 기민한 처사라는 생각이 든다. 300일이 지나도록 사태의 해결이 나지 않아 15일 원혼굿을 지낸 용산 참사 유가족을 떠올려 보면 말이다. 화재가 발생한지 30시간이나 되었을까? 서울에서 KTX로도 3시간이 걸리는 부산은 그렇게 총리에게 가까웠고 종로의 총리공관에서 30분도 채 안 걸리는 용산은 그렇게 그에게 멀었다. 총리는 용산참사가 사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 해결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숨진 일본 유가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 보상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다. 그렇다면 실탄사격장은 공공기관이라도 된다는 뜻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애매한 일본 유가족을 모욕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십여 년 저축한 쌈짓돈으로 타향에 놀러 왔다 변을 당한 관광객의 유가족을 위로할 생각이 있다면, 십여 년 터 잡고 살던 땅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난 데다 가족까지 잃은 자국민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총리는 일의 선후경중을 분명히 파악하고, 어디에 먼저 무릎을 꿇어야 할지 생각해보라.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1221733325&code=990402

- 2009년 11월 22일자 경향신문 오피니언
- 오마이뉴스에도 송고하여 잉걸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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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11/16 22:57 # 삭제 답글

    네. 일본인들이 실탄 사격장에 인화물질 쌓아놓고 안나가겠다고 버팅기다가 사고가 났죠. 맞습니다.
  • 조댕 2009/11/17 11:23 # 삭제 답글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정확한 지적입니다.
  • 미운오리 2009/11/23 01:37 # 답글

    이 글은 오늘자 경향신문 오피니언에도 실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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