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그룹 밥그릇 논란, 누구의 잘못인가? Soo;M

 

 논란의 시작은 3월 16일, 숙명 앰배서더(Sookmyung student Ambassadors) 11기 합격자 발표일 부터였다. 스노로즈에는 앰배서더라는 ‘떡밥’이 던져졌고 배고픈 로저들에게 물어뜯긴 떡밥은 이내 교내 리더십그룹 전체로 확대됐다. 도대체 리더십그룹이 뭐기에?

 리더십 그룹으로는 태초에 앰배서더가 있었다. 이번 해 11기를 뽑았으니 벌써 11년이 된 것이다. 이경숙 총장 취임 이후 양적‧질적으로 숙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크고 작은 행사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여남은 학생들을 봉사단 형식으로 구성하여 시작하게 된 것이 숙명 재학생 홍보대사 앰배서더였다. 이들의 역할은 내빈 및 외부 인사 방문 시의 교내 캠퍼스 투어와 학교 행사시의 의전 등이었다. 물론 중고등학생들에게도 학교를 홍보했다. 학교에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국인들도 있었기 때문에 영어 투어와 의전도 해야 했다. 어쨌든 앰배서더는 그 모든 일들을 자체적으로 해왔다.

 그러다가 2002년, 숙명통역봉사단(Sookmyung Interpretation Volunteers)이 생겼다. 통역봉사단은 엄연히 ‘통역 봉사’를 한다. 하지만 외국어가 유창한 이들의 특성상, 그리고 외국어가 기본이 아닌 앰배서더의 특성상 때로 통역봉사단이 캠퍼스 투어나 외국어 의전에 투입되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래도 대부분은 앰배서더가 직접 하였기 때문에 통역봉사단이 단독으로 투어나 의전을 하지는 않았다.

 입학홍보리더 숙명폴라리스(Sookmyung Polaris)가 생기고 나서는 좀 더 복잡해졌다. 수시 입학생들을 위한 캠퍼스 투어와 의전. 이걸 앰배서더가 하기도 애매해졌고 그렇다고 폴라리스가 갑자기 전부 맡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최근 폴라리스는 유니폼도 생기고 자체적인 캠퍼스 투어도 시작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이나 수시입학생 관련 투어는 여전히 앰배서더를 담당하는 홍보실에 의뢰가 들어가고 있다.

 숙명문화봉사단(Sookmyung Cultural Volunteers)은 박물관 투어를 전담한다. 캠퍼스 투어 중 박물관에 이르면 문화봉사단이 이를 이어서 진행하는 형태다. 하지만 앰배서더도 박물관 투어가 가능하다. 문화봉사단 인원이 부족해 투어가 불가능한 경우 앰배서더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앰배서더는 한 기수에 30-40명 정도가 있는 거대 그룹이기 때문에 투어가 불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스마티어(SMARTeer)에 대해 말했다. 도서관에 소속된 리더십그룹이다. 그렇다면, 도서관 투어는 스마티어가 해야 하나?

  

 앰배서더 이후, 이처럼 본교에는 37개의 리더십그룹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문제는 파이의 크기였다. 각 그룹의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각 행정 부처에서 독자적인 리더십그룹을 자꾸만 만들다 보니 오늘날의 밥그릇 논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앰배서더가 혼자서 하던 일들을 이제는 폴라리스나 문화봉사단도 일부 하게 된 것인데,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서로를 시덥잖케 여긴다. '어머, 쟤네 지금 뭐 하는 거니?'

 지나치게 양산된 리더십그룹들은 또 하나의 혼란을 야기한다. 잘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동아리와 다름없는, 혹은 행정 인턴과 같은 일을 하는 리더십그룹이 있다. 리더십그룹은 세계 최고의 리더십대학을 지향하는 우리 학교의 특색을 살린 특성화사업이고 외부에서도 높이 평가하는데, 명확한 관리 체계(교내 동아리의 경우 동아리연합회가 최근 구성되었고 그 이전에는 총학생회에서라도 관리했다)가 없다. 리더십그룹은 동아리가 아니다. 명백히 학교 행정 부처에 소속된 학생 그룹이고, 그래서 동아리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 숙대생 한 명 한 명이 잘못하면 일만 숙명인이 모두 욕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리더십그룹도 그렇다. 하나씩 하나씩 개별 리더십그룹이 무너지면 38개 리더십그룹 전체가 흔들린다. 무한정 꾸리고 만들어낼 수 있는 동아리와는 다르게 리더십그룹은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늘어나기 어렵다.(게다가 이미 포화 상태로 보인다) 각자의 역할을 더욱 특화하여 개성을 살리고 영역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38개 리더십그룹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밥그릇 논란에 있어서 잘못은 특정 그룹에 있다기보다는 그룹의 성격이나 역할이 중복되어 발생할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무조건 산하에 리더십그룹을 두고 싶어 했던 행정 각 부처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관료제의 폐단인 것이다. 야기된 것은 비효율성과 자원낭비다.

 우리 대학에만 있는 리더십그룹은 각 그룹의 이름 아래서 뿐 아니라 ‘숙명여대의 리더십그룹’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읽힐 공산이 크다.(특히 기업이나 타 대학 등 외부의 눈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지나치게 서로를 경계하거나 배타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서로의 발전에 도움될 것이 없다. 같은 숙대 안에서 제로섬 게임을 하기 보다는 윈윈하는 것이 낫다는 건 입학한 지 삼칠일도 안 된 09 새내기도 알 것이다.


(3월 중순, 숙명잡지사 기획취재부 1차 지원 시 썼던 기사)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jamilaswan.egloos.com/tb/2244798 [도움말]

덧글

  • 박근아 2009/05/29 22:19 # 삭제 답글

    시크솔희; 역시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이란
  • 미운오리 2009/06/02 22:54 #

    나의 블로그를 너의 그라운드로 삼아 마음껏 댓글폭탄을 날려주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N 2009/06/02 19:11 # 삭제 답글

    괜찮은데?솔직히 많은 문제가 되고 있고..저 당시 나도 로즈에 있었어ㅋㅋ
  • 미운오리 2009/06/02 22:52 #

    ㅋㅋ 리더십그룹 관련 사안이 워낙 민감하다보니 괜히 소심해지는거있지.. ㅋㅋㅋ 특히 나는 정치적이라고 절라 주시당하고 있어서 ㅋㅋㅋㅋㅋㅋ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