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 다녀온 일과, 서울에 갈 일. 그리고 자기고민과 일기

1. 남원에 다녀왔다. 역시 추후(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나) 자세히 포스팅할 것이다.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거든!) 남원, 정말 볼거리 많고 괜찮은 동네인데 그 진가에 비해 덜 알려진 것 같다. 아무리 겨울이라지만 사람이 너무 없잖아, 이거. 기반시설이 취약한 게 이유인 거 같기도 하지만, 광한루원 하나만 본 걸로도 짧은 남원 여행은 대성공이다. 아무튼, 춥고 다리아프고 분주한 일들이 많아서 적당히 일찍 집에 들어왔다.

2. 내일은 아침부터 서울에 간다. 아는 언니가 일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동서남북포럼 2030 젊은 아카데미(이런 긴 이름이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1박 2일 워크샵이 있다고 오라고 해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캠프는 다 가봤지만 민주당은 처음이라 좀 기대가 된다. (대략 그랜드슬램인가) 그리고 모레부터는 연이어 학회 MT가 있다. (졸랭 쳐 노는구나ㅋㅋㅋㅋㅋ 신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요런식의 워크샵이나 무슨 행사 같은 것들이 즐비하여 서울엔 꽤 자주 가고 있다.

3. 서울에 다녀온 뒤, 2월 말까지 전주, 춘천, 대천, 여수, 목포 등지로의 여행들을 계획하고 있다. 언제나 여행은 참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뭔가 자꾸자꾸 쓰고 싶어지게 만든다. 일종의 인풋으로, 컨텐츠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사진과 함께 정리하지 못할지라도, 내가 전에 없이 꾸준히 포스팅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오늘 기차 안에서는, 문득 우울한 생각이 고개를 들고 말았다. 여행이라는 행복하고 귀중한 경험들과, 모든 소중한 인생의 배움들이 '스펙'이라는 획일화된 기준으로 재단돼버린다는 거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친구를 부러워하는 대학생들을 보았는가? 젊은이들은, 이국으로의 떠남이 주는 낭만과 감동 외에도, 비행기 표를 살 수 있었다는 재력, 그리고 이력서에 한 줄 추가할 수 있다는 '특이 이력'을 득했다는 점에서 이를 선망한다. 외국 어디 어디를 갔다왔다는 게 스펙이 되고, 경력이 된다. 여행도 경쟁. 남들보다 빨리 많은 곳에 발도장을 찍어야... 아,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 '추억조차 스펙'이라니, 끔찍하다. 설렘과 낭만이 거세된 실용의 사회여.

4. '좋밴'을 들으며 싸이를 뒤적거렸다. 여행 다니면서 신이 나서 그런지, 하지 않던 싸이가 괜히 땡겨서. 근데 일촌들 중에, 왜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 ;ㅂ; 30초쯤 머리 굴려야 생각나기도 하고, 안 나기도 하고. 방명록이라도 남겨 봐야 되나. 저겨 일촌님하, 저 아셈??


부산에 다녀오면서 자기고민과 일기

1. 부산에 다녀왔다! 그리고 결심했다. 언젠가 꼭 부산에 가서 살 것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책이 좀 잘 되고 인생이 잘 풀린다면 분명 그럴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는 바다가 지이이이이이이이인짜 좋다. 그냥 막연히 산은 산이라 좋고 바다는 바다라 좋은 수준이 아니다. 산이고 강이고 계곡이고 간에, 여름이 아니라 해도 바다가 언제나 훨씬 우월하다. 내 고향이 대천이라 그런걸까? 초딩 때 유행했던 전생 알아보기 심리테스트는 한결같이 내가 전생에 선원이었다 했다. 아마 맞을 거다.

자세한 여행기는 추후 사진과 함께 포스팅(한다고 하면서 하지 않은 여행기가 벌써 서넛쯤...) 할 것이다. 내일은 남원에 가야 하므로 일찍 잘 필요가 있다. 보성에 녹차밭 보러(녹차밭은 한겨울에도 푸르다는 제보를 받고 완전 놀라서!) 가려고 했지만 기차로는 교통편이 불편해 남원으로 급선회. 남원은 처음이라 기대된다.

2. 원래 비싼 펜 따위는 잘 사지 않는데(맨날 잃어버리므로. 하이테크 펜 같은 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사보지 않았다) 부산의 팬시점에서 너무나 귀여운 마트료시카 펜을 3500원 주고 샀다. 마트료시카♥

3. 이전에도 포스팅한 바 있는, 종강 때 안아 주셨다는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모 교수님. 며칠전 주변의 일들이 좀 힘겨워서 징징대는 메일을 한 통 보냈더니, 전화로 얘기하자며 연락을 주셨다. 교수님의 목소리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별로 대단한 얘기들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그 목소리만 들으면 울음이 나게 된다. 부산에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울먹이며 핸드폰 붙잡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 다 겪고 지나가는 과정인 거다. 남의 말들에 신경 쓰지 말자. 모든 이가 내 편일 수는 없다. 앞으로 중요한 결정이나 선택의 순간에는 꼭 교수님 얼굴을 떠올려 보기로 결심했다. 교수님이라면 뭐라고 하실까? 그리고 학교는 열심히 다녀서 악착같이 졸업하기로 마음먹었다. 왜냐면 교수님이랑 동문 하고 싶으니까. 초중고 12년 동안에도 만나지 못했던 마음의 스승을, 긴 휴학 전 마지막 학기의 대학에서 찾게 된 게 너무나 기쁘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겨수님♥

근황 자기고민과 일기

1. 몇 군데로의 여행을 계획중이다. 그렇게 내려오고 싶어 했던 집이건만, 역마는 나를 이곳에 붙박아두지 않는다. 몇 시간 후면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작년 겨울, 부산의 바다를 처음 보고 완전히 반했다. 그래서 또 가고 싶었다.

2. 외유가 잦다보니 솔직히 책 작업은 솔직히 좀 뒷전이 돼가곤 있다. 하지만 열심히 많은 것들을 읽고 있다! 20대론에 대한 책들이 자꾸만 나오니까 솔직히 조금 불안하다. 내 책이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을까, 아류 취급이나 받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내 논리의 독창성과 필력에 자신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충분하지 않은 모양이다. 충분히 자신감이 있다면, 이런 환경에 불안할 이유가 없을 텐데 말이다. 어쨌든 계획된 여행들을 착실히 다닌 후에, 집중해서 후닥닥 써내려 가야겠다.

3. 아주 오랜만에, 충분히 많은 독서를 하고 있다. 너무나 행복하다. 하지만 아직 한참 더 고프다.

4. 글 쓰는 일로 먹고 살겠다는 작지만 결코 만만찮은 꿈, 생각해보면 나름 벌써 이룬 듯도 하다. 요즘 내 수입원은 여기저기서 받는 장학금(이한열 장학금 받게 됐습니다. 민경우 선배님 감사합니다!!! >.<)이나 상금 따위를 제외하면 오마이뉴스 원고료와 번역 알바비가 대부분이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 특별히 돈 쓸 데도 없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보면 적은 돈이지만 나로선 충분하다. (대부분은 CMA에 넣어 저축하고 있다. 나중에 여행 비용으로 쓰기 위해.) 분명히 내 노동의 대가로 번 돈이며 그 노동이 나에게 즐거운 일이라서 매우 기쁘다. 걱정하는 건 우리 엄마 뿐이다. 이 선에서 나의 평생 평균 소득이 정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5. 외진 곳으로 이사왔더니 돌아다니기가 힘들어서, 자전거를 사려고 한다. 하지만 5년만에 타보니까 무섭더라. 하지만 넘어지고 까지고 다칠지라도, 두려워도 도전하기로 했다. 다만 날이 좀 풀렸으면 좋겠다.

6. '드림'이 그립다. 그 사람들이 그립다. 정 주지 않으려 애썼지만 결국 정도 마음도 다 줘버린 그 아이들이 보고 싶다.

7. 한대련은 정말 짜증난다. =_=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조직이다.


새벽, 잠들지 못해 쓴다. 자기고민과 일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삼키며 쓴다.

어쩌면 잠자리에 눕기 전 읽은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떠나기에, 사실은 겁 많고 너무나 미숙한 나 자신이 슬퍼서일 것이다.

어디로 돌아갈 수 있을까. 누굴 만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외로워야 하는 것일까. 나는 도대체 어떤 '부류'의 인간인가, 하는 그 오랜 고민.

막막하고 갑갑함. 많은 것은 나 자신의 경솔함과 아직 너무나도 어린 혼돈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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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외로워질 것이 두렵다. 끝없이 홀로일 것이 두렵다.

학교를 계속 다니지 못 할까봐 두렵다.

떠나지 못할 것이 두렵다. 떠나서 외로울 것이 두렵다.

사랑받지 못할까 두렵다.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두렵다.

내 책이 인정받지 못할까봐 두렵다. 지금 내게 남은 건 글 쓰는 일 뿐이니까.

성숙하지 못할까 두렵다. 끝없이 이 경박한 망아지처럼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나 자신의 미숙함이 너무나 무섭다. 왜 이렇게 생각이 짧을까. 남의 시선 같은 거 신경도 안쓰고 주관대로 밀어붙일 수 있을 만큼의 용기도 없으면서. 아니, 사실은 그 주관조차 뚜렷하지 않으면서.

나는 젊기는커녕 어리고,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또 배우면 되는 거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눈빛이 탁한 어른들의 말처럼, 현실은 그닥 낭만적이지 않아 보인다.

두렵고, 또 많이 외롭다.

여기는 여대랍니다 자기고민과 일기

"여기는 여대랍니다."

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가 추천과 반대를 동시에 많이 받았다. 흔들리는 배와 같은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는 건 정말 후덜덜한 일이구나. 그리고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한 번 더, 열 번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이구나. 자신의 경솔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나 '여기는 여대랍니다'라는 댓글에 울컥한다. 여기가 여대가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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